ZARA’S TRUTH

‘자라’의 진실, 잘 되고 있는거니?

 

안녕하세요? 상쾌한 월요일입니다~

낼부터 서울 패션위크가 시작되네요. 전 올해 서패위보려고 미친듯이 스케줄을 당기고 늘리고 해서 이번 주를 비워두었답니다. 하핫.  낼부터 DDP에 오시는 분들 있음 우리 서로 인사해요~~

오늘은 말많은 ZARA에 대해 좀 인사이트 해볼께요. 어떤 분들은 제게  ‘자라는 엄청 잘된다면서요?‘ 라고 물으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자라같은 패스트패션 요즘 잘 안되죠?’라고 물으시는 분들도 있어요.

더 헷갈리는 건, 신문 기사를 보면, 두 가지 기사가 다 종종 나더란 말이죠.

“자라, 올해 천문학적 세일즈를 기록하다”란 기사도 종종 나구요. 그런가 하면 “패스트패션, 너마저도”란 기사도 종종 납니다. 과연 진실은 뭘까요? 오늘 제가 스컬리와 멀더가 되어 저 바깥에 있는 진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첫째, 자라의 세일즈는 천문학적인 거 맞아요. 2016년 159억불, 즉 한화로는 15조 9천억쯤 되요. 여기서 가끔 또 헷갈리는게,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의 매출과 자라의 매출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현재 인디텍스의 매출은 자라 매출보다 10조 정도 더 많습니다.

매출이 궁금하실 땐, 구글에서 브랜드 이름을 쳐보세요. 상장기업이라면 실적 공개를 자체 홈피에서도 하고 있고, 아닌 경우에도 Wikipedia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된답니다.

둘째, ZARA는 주춤하고 있는 거 맞아요. “패스트패션, 너마저도”라는 기사는 한국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글로벌하게 통하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글로벌 ZARA는 그걸 별로 숨기지도 않아요. 이건 ‘매출’의 문제가 아니라 ‘수익성’의 문제랍니다. 자라는 이번에도 자신들의 수익성이 8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어요. 이 기사는 워낙 많이 났는데, 하나 보시고 싶은 분은 여기 클릭.

ZARA의 수익성 둔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에요. 2015년에 반짝 15%up이란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2년부터 14년까지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되었죠. 단, 성장률이 둔화되었어도, 이건 성장은 했다는 이야기에요. 그건 Fast Fashion이 먹히는 시장이어서라기 보다는 ZARA라는 놀라운 전략기업이 있는 힘껏 몸부림을 친 결과이기도 해요.

지난해, 즉 자라가 최고 Net Profit을  거두었다고 뉴스가 나던 시점에서도, 블룸버그에서는 자라의 미래에 대한 심도있는 기사가 났었답니다. 블룸버그의 도표를 한번 볼까요?

이 도표의 의미에 대해 페친 Jeremy님의 도움말씀이 있었습니다. 속이 션해요! 하단 지표는 유럽의 코스피지수같은 표준값입니다. 중간지표는 블룸버그가 유럽패션회사들의 실적을 다시 표준화시킨 지수에요. 그러니까, 유럽일반 기업에 비해  패션기업들은 선전하고 있단 뜻인데, 이에 비하면 지난 10년 인디텍스의 실적은 어마어마했죠.
이 지표는 매우 유의미해요. 로엔드바스켓, 즉 저렴한 제품의 가격을 가장 많이 꺾어온 것도 자라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에요.

바로 위의 도표를 보면, 경쟁 브랜드인 Mango나 River Island에 비해, 자라는 저가항목의 가격을 엄청나게 꺾어왔어요. 이건 매출관리를 위한 일종의 전략이죠. 그러나 이런 전략을 취해 매출을 견인하면서 자라는 속으로 이 방식이 오래 갈 수 없을 거라는 걸 알 수밖에 없었죠. 이 방식은 바로 수익성을  둔화시키니까요.

그래서 자라는 이미 작년에 앞으로 온라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합니다. 왜냐구요?  자라가 자신들의 지표를 놓고 모를리가 없으니까요. 소비자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요즘 자라의 Digital strategy 기사가 많이 나오니까 관심있으면 한번 찾아서 읽어보세요.

셋째, 그래서 자라는 잘되고 있을까요? 하핫 전 이런 질문 받으면 뭐라고 해야 할지…

전 어떤 기업이 잘 안되고 있어서 비판을 받는 경우는, 잘 될 것이 한 80% 확실한 시장에서 뻘짓으로 수익을 놓치고 있을 때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라, 시장이나 인구의 변화, 환율 문제 등으로 기업이 어려운 것은, 이제부터 그 기업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신화를 남길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지, 그런 걸로 기업이 잘했네 못했네를 말하는 건 웃기다고 생각하거든요.

ZARA는요. 잘 되고 있다기 보다는, 잘 하고 있어요. 패스트패션 수익이 둔화된 지난 10년에도 온갖 전략을 동원해 성장세를 주도했고, 지금 오르테가 회장은 워렌버핏같은 부자가 됐잖아요. 그리고 sears같은 수많은 공룡기업들이 점포를 폐쇄하는 와중에도, 스스로 변화를 시도할 여유와 자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답니다. 아만치오 오르테가는 이제 세계 3대 갑부일걸요?

즉, 정리하자면, 자라는 여전히 엄청 팔고 엄청 벌고 있어요. 하지만 미래는 현재 어두운 게  맞고 그래서 지금 온갖 전략을 동원해 현상유지+미래개척을 동시에 진행 중이랍니다. 이런 투지는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궁금하신게 있을 때는, 누가 어떤 말을 하던지 간에, 여러분이 스스로 기사를 찾고 데이타를 찾아보신다면, 진실은 의외로 쉽게 찾아져요.

우리나라 분들이 해외 기사를 잘 안찾는 이유는 아마 영어 때문일까요? 근데 요즘은 주변에 유학한 친구들이 하나 둘이 아니잖아요. 회사 내에도 한명쯤 있을테니, ‘넌 오늘부터 해외 패션기사 3개씩만 추려서 책상에 갖다 놔’ 하시면 글로벌 패션시장 파악하시는데 큰 도움이 될 듯요. 뭐, 회사에 없으시면 가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하핫.

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