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WINS THE LVMH PRIZE?

누가 LVMH 상을 거머쥐는가

안녕하세요?  돌아온 ODOT입니다.

지난 한주는 서울패션위크 보느라 무척 바빴어요. 보다보니..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해외시장과 한국시장의 혁혁한 온도차도 많이 느꼈어요. 특히 신진의 경우 옷값이 너무 저렴해서 놀랐답니다. 이 정도 퀄리티에 이 가격이라니..약간 슬프기도 하고..한국 시장 안에서 활동하려니 어쩔 수 없구나 싶기도 하고..

얼마 전에 LVMH prize에서 2017년 후보를 발표했어요. Short list라고 21명을 먼저 추리고 그다음 최종 8-9명을 Nominee로 추린답니다. 현재 final nominee까지 말표되었어요. Shortlist를 발표하는 날 LVMH는 이번에 어떤 어떤 나라에서 지원을 했는지 소개하는데, 놀랍게도 한국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한국에서 누군가가 지원을 한 거죠.  Shortlist에 포함되진 않았어요. 그리고 저 이미지 왼쪽 상단 여성 분이 한국식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찾아봤는데..활동배경은 US와 Tokyo, 다른 자료는 없네요.

일본디자이너는  포함되어 있었답니다. 물론 이들 모두는 Western 문화권에서 활동하거나 이들과 거래하는 친구들이에요.

이 상에 앞으로도 도전하는 한국인들이 있겠죠? 혹시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LVMH가 주로 어떤 친구들에게 상을 주는지 한번 포스팅할까 해요.

먼저 2016년 WINNER였던 Grace Wales Bonner부터 한번 볼께요. 웨일즈보너는 그리 널리 알려진 디자이너는 아니에요. 오히려 이번 상을 계기로 유명해졌달까요. 자 먼저 보너의 옷을 좀 보자구요.

자, 여기서 옷만 보고 ‘와, 잘하는 구만’, ‘될성부른 나무구만’, ‘역시 다르구만’ 하고 느끼신 분? 가끔 한국엔 그런 분이 계시더라구요. 옷만 보고 역시 LVMH 후보감이야! 하고 확신하시는 분들이랄까요?

제가 ODOT에서 누누히 말했지만, 상이란 건 저 옷에 주어지는게 아니라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거에요. Wales Bonner가 누군지 모르면서 그녀의 옷을 심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죠.

Wales Bonner는 백인 엄마와 자마이카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에요. 런던에서 자랐죠. 그녀는 Saint Martin을 2014년에 졸업했는데, 졸업할 때부터 이미 두각을 나타내던 친구였어요. 그 왜 학교다닐 때 보면 유난히 옷 잘만드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이 친구는 옷도 잘했지만, 엄청 영리하고 심각한 친구여서 논문으로도 상을 받은 깊이있는 지성의 소유자랍니다. 지금도 인류학, 예술학, 역사학에 두각을 나타내는 아주 특이한 디자이너!

보너의 스타일 이라면 그의 독특한 비쥬얼, 흑인들의 세계에 집착하는 무언가에요. 주로 흑인 남성모델을 쓰구요(남성복 디자이너에요), 특히 그녀의 친구이자 항상 등장하는 모델인 Wilson Oryema는 보너가 직접 시장에서 캐스팅 했답니다. 그녀가 보내는 메세지는 뭐랄까, 마치 노예제도 시절의 한순간을 시적인 영감으로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미지의 블랙 왕국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죠?

실제로 아프리카의 영감과 자신이 자란 유럽의 영감을 블렌딩하기로 유명한 디자이너에요. 보너 하면 따라오는게, ‘Black Male Identity‘란 글자랍니다.

요건 보너가 자기 인스타에 올린 영감짤이에요. 아프리카인 뒷모습 같은거 보이시죠?

이 쯤 되면 보너가 어떤 진정성을 가진 디자이너인지 좀 이해되죠? 그런데 이 정도 가지고 사실 상을 타긴 어렵답니다. 솔직이 모든 디자이너들이 다 스토리가 있고 진정성이 있는 세상이에요. 상을 타려면 전에도 강조했듯  ‘이력’이 필요한 법이에요.

이제 보너의 이력을 보자구요. 일단 상탄 것만 보면요.

1.L’Oréal Professionnel Talent Award : 졸업 작품 디자인으로 이 상을 탔어요.
2.Central Saint Martin’s Dean :졸업 논문 (Black on Black)으로는 이 상을 탔어요.
3.Emerging Menswear Designer by the British Fashion Council at the Fashion Award : 2015년 데뷔하자 마자 여기 이머징 디자이너로 선정됐어요.
4.2016 winner of the LVMH Prize : 그리고 드뎌 2016년 lvmh 상도 타게 됐죠.

그런데다가, 그녀의 첫 컬렉션을 바잉해준 사람은 바로 Opening Ceremony의 듀오였답니다. 그 듀오가 지금 Kenzo의 디렉터로 있으면서 LVMH 상의 심사위원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죠.

보통 LVMH상은 이전에 상을 탄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요, 그리고 그들의 스토리가 널리 알려져서, 거기 있는 심사위원들이 따로 스터디할 필요가 없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디자이너는 어떨까요?` 첫째, 스토리와 진정성 분야에서 먼저 걸려요. 해외 기반이 아니면 그의 스토리를 심사위원들이 모르잖아요. 대부분 상을 타는 디자이너들은 스토리가 이미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둘째, 이력에서 좀 걸려요. 대부분 상을 타는 디자이너들은 심사위원들이 운영하는, 혹은 운영했던 브랜드랑 콜라보를 했거나, 거래를 했던 디자이너들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후보 디자이너가 졸업후 심사위원인 마크제이콥스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던지요. 그들의 제품을 팔아본 자들이 그들의 가치를 정확히 아니까요.

저도 우리나라에서 좀 쇼트리스트에라도 오르는 쾌거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이를 위해선 이들의 스토리가 미디어에 많이 돌아다녀야 하고, 해외 브랜드와 컬랩이나 다른 거래 관계들을 많이 연구할 필요가 있어요.

이번 서패위에서 좀 놀랐던 건, 저도 서패위 처음이라 좀 공부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우리나라 디자이너들 자료를 저같은 한국인이 찾기도 어렵더라구요. 기사가 온통 연예인 얘기…헐… 이러면…해외에 알려질 길은…점점 멀어지겠죠. 한글 기사를 영문판으로 만들어 뿌려도 모자랄 지경인데요.

저는 사실 가장 좋은건 아시아권에서 이런 프라이즈를 런칭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자꾸 지원하다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뭐..한국의 위상이 놓아지면 쇼트리스트 정도는 오를 수 있겠는데..아니면 최유돈처럼 해외에서 이름있는 디자이너라면 가능성이 좀 높을 수도 있겠는데..역시 여러가지로 이미 그들만의 세상인지라서요.

아울러 이 상의 의의는, 여기서 한국인이 상을 타서 나라 이름을 드높이는데 있는게 아니라, 유망한 디자이너가 잘 클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잖아요. 척박한 아시아 권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을 서포팅할 수 있는 그런 상이 별도로 나왔으면 제일 좋겠는게 제 바램이네요.

이번에 지원하신 분들,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와 미디어, 이력의 3박자가 도와준다면 다음번엔 꼭 노미네이트 되실 수 있을거에요, 화이링이에요!

낼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