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MART STARTS COUNTERATTACK

월마트의 반격

 

안녕하세요? 어제 잘 쉬셨어요? 어제 휴일 때문인지 오늘 비가 와서인지 저는 비오는 수요일 아침에 월요별 증세를 느끼고 있답니다..하아..몸이 무겁네요.

오늘은 좀 색다른 얘기를 해보려고요.

우리는 그동안 많은 온라인 업체들이 어떻게 승승장구를 벌여왔는지 얘기해왔어요, 그죠? 아마존이 어떻게 했네, 알리바바가 어떻게 했네, 스티치픽스가 어떻게 했네… 반대로 온라인 유통은 시어즈가 문을 닫네, 랄프로렌이 문을 닫네…뭐이런 안좋은 기사들이 대부분이었죠. 이런 기사를 보다보면, 아, 정말 오프라인점점 유통은 죽어가는구나, 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런 우울함 속에 오프라인 유통이 희망을 볼 수 있는 사례를 하나 소개하려고요. 바로 오프라인 공룡 월마트의 반격이 그 얘기랍니다.

월마트는 아시다시피 아마존에  판판이 깨지고 있는 사례로 자주 등장했던 글로벌 유통 공룡이죠. 이들은 사실 ‘죽기엔 너무 큰(Too big to die)’ 사이즈의 기업이에요. 월마트는 사실 한동안 대책없이 온라인 유통이 커가는 걸 지켜보며, ‘저러다 노키아 처럼 망하는 거 아니야?’란 불안감까지 키워왔어요. 바로 2016년, 이들이 게임의 판도를 바꾸기 전까지는 말이죠.

1.노력했지만 잘 안된 온라인 

월마트는 사실 그동안 손만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딴에는 월마트 온라인을 만들어 온라인 대세를 타보려 노력은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 노력이라는 게, 현재 한국의 오프라인 패션 기업들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해요.

온라인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란 없었으며, 모든 것을 걸지도 않았죠. 그저 월마트 제품을 온라인에서 팔면서, 고객들이 온라인에서도 산다고 하니까, 우리 고객도 온라인으로 오겠지, 란 생각을 했을 뿐이랄까요?

월마트가 놓치고 있었던 건 ‘월마트 고객’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 거에요. 온라인에는 이제 새로운 경쟁자들이 득시글 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월마트가 온라인에 문을 연 순간 소비자들은 그저 옵션이 하나 추가 된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어요. 그리고 그 옵션을 선택할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았죠.  더 싸지도, 더 멋지지도 않는데, 무엇때문에 고객이 굳이 월마트에 가겠어요.

 

 

결국 월마트는 작년 초 154개의 매장 폐쇄를 발표합니다. 온라인은 8% 성장하긴 했지만 총매출액은 0.7% 감소했고(이건 월마트 35년 역사상 최초의 역성장이었답니다), 그나마 온라인 성장도 사실 아마존의 26% 성장엔 댈 것도 아닌 슬픈 현실을 맞이하고 있었어요.  한 때 “미국 인구의 70%는 8km안에 월마트를 두고 있다”라 외치던 공룡기업으로선 정말 수치스런 순간이었죠.

이렇게 판판이 깨지고, 뭘해도 안되고 하는 걸 다 겪고 난 뒤에 월마트는 드디어 깨달아요. “우리 가지곤 되는 게 아니구나!”, ‘진짜 온라인 근육’은 흉내낸다고 얻을 수 있는게 아니구나’, 라는 정말 가치있는 교훈을 말이죠. 그리고 무려 30억 달러(3조 5천억 넘을 듯)을 들여 Jet.com을 인수합니다.

2.’인수’에 눈을 뜨다.

Jet.com은 ‘아마존킬러(많이 과장된 거 같긴 하지만)’란 애칭을 얻고 있던 새로운 쇼핑 사이트에요. 이 기업은 월마트가 없는 ‘진짜 온라인 근육’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어요.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월마트는 ‘아하!’하고 깨달아요. 어떻게 Jet.com이 아마존에 살짝이나마 위협을 가할수 있었는지, 즉, 자신이 후발주자로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던 거죠.

Jet.com은  아마존과는 또다른 구매 옵션을 갖춘 것이 성장의 동력이었는데요. 이 얘긴 나중에 또 쓸께요. 얘네 거 설명하려면 좀 복잡해서요.

아뭏든 그밥에 그나물이었던 월마트 기업 문화에 이 새로운 온라인 근육 유전자의 도입은 굉장한 활력이 됩니다. Jet.com의 대표 Marc Lore, 이 제대로 된 온라인 싸나이가 월마트 온라인까지 손보게 됐거든요.

3. 월마트 날다!

2016년 초만 해도 유통계의 대 찌질이처럼 보이던 월마트는,  속으로 칼을 갈고 여러 전략을 짜보고,  드디어 2016년 8월 Jet.com을 인수하면서, 이 후 엄청난 실적들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2016년 4사분기 온라인 매출 29% 성장!  아마존은 22%였으니 월매나 좋았을..
-2017년 1사분기 온라인 매출 63% 성장! 

그리고 비로소 유의미한 몇가지 정책들을 내어 놓죠. 온라인 주문후 매장픽업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서비스를 다양화해요.  비로소 ‘온라인에서 진짜 해 볼맘이 있는 친구구나’라는 걸 깨닫게 하는 정책들이죠. Marc Lore가 월마트를 맡고 나서 일어난 일들이니, 정말이지 Jet.com인수는 ‘옳았던’  신의 한수였죠.

이 아저씨가 마크로어에요~ 생각보다 안젊죠? 하핫

4. ‘인수’가 답이었어!

그 후 월마트는 온라인업체 인수에 혈안이 되어 있어요. 내가 내 안에서 새로 팀을 꾸린 뒤, 잘 모르는 내가 만들고 키우다 실패하느니, 강점있게 세팅되어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게 낫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죠.

제가 ODOT에서 썼지만 월마트는 남성 커스텀몰 보노보스도 지금 3천억 정도에 사려고 딜링 중이에요. 보노보스가 뭔지 기억 안나시는 분은 여기 클릭!

이 밖에도 월마트가 사들인 애들은 다음과 같아요.

-모드클로스(ModCloth) : 온라인셀렉트 샵. 얘는 지난번 말씀 드린 패션테크해커톤 스폰도 하고 있어요. 얘는 뭘로 유명하냐면, 옷 이름을 좀 재밌게 짓는 달까요?  인어의 러브 드레스,  모조리 니트 롱 드레스, 빛날 준비가 된 탑 요런 식요.
-무스조(Moosejaw) :아웃도어 종합 쇼핑몰.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등등 다 팔아요
-슈바이(ShoeBuy) 말그대로 온라인 구두 쇼핑몰

항간에는 너무 사들이는 거 아닌가,란 우려도 살짝 있답니다. 그런데 월마트가 이렇게 다른 회사를 사들인 건 사실 역사가 꽤 되기는 해요.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2000년대 초 월마트는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랑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 같은 걸 여럿 인수했어요. 다 실패하고, 영화다운로드 사이트만 잘됐었죠. 당시엔 “웬일로 월마트가 성공”이란 기사가 나기도 했었답니다. ㅋㅋㅋ

투자와 인수 또한 경험과 지식이 중요한데, 요는 월마트는 그게 없지는 않아요. 성공하기 시작한 지가 짧아서 그렇지.. 하핫.

제가 월마트 이야기를 오늘 들고 나온 이유는, 이 글을 읽고 여러분이 느끼셨으면 하는게 있어서에요.

첫째, 어떤 경우에도 반격은 가능하다는 것. 비즈니스를 운영하다보면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변동성의 시기에는 위기를 맞아요. 하지만 그 위기는 나락을 의미하진 않아요. 반드시 반격이 가능하죠.

둘째, 반격을 위해선 당신 혼자 칼갈아선 되지 않아요. 변동성의 시기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단 거에요. 나의 생각을 바꾸는게 첫째요, 둘째는 그런 변화를 이미 체화하고 있는 사람을 파트너로 갖는게 둘째에요.

세째, 이런 경우 고용보다는 파트너십이랍니다. 즉, 자체런칭보다는 인수가 낫구요. 인수할 돈이 없다면 콜라보를 하세요. 왜냐면, 변동성의 시기에 인재pool은 상당히 작아요. 제대로 된 인재들은 다 창업했죠. 능력있는 이들을 고용하기란 어려워요. 우리가 그들을 컨트롤 할수 없구요. 그들과 파트너십을 가질 방법을 연구해보세요.

 네째, 할 거면 좀 제대로 하세요. 온라인을 열었는데 고객이 안온다는 찌질한 얘기는 그만 하세요. 사실 당신은 후발주자이면서도 강점도 없이 오픈하진 않았나요? 후발주자이면서 어떻게 하는지 충분히 공부도 안한 건 아닌가요? 그래서 결국 자신의 고객과, 온라인시장과, 온라인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해 온 건 아닌가요? 그래놓고 왜 나에겐 덜 노력해도 행운이 오지 않느냐며 루저같은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 건 아닌가요?

음, 너무 아프게 썼나요? 그래고 희망적인 사례와 함께 썼으니 충격이 덜하시죠? 하핫

오늘은요. 좀 반성하는 수요일이 되는 것도 좋을  듯요. 반성은 월요병을 이기게 해준 답니다~~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