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TEMENTS, “STEREOTYPES”

베트멍의”스테레오타입”, 날 찾아 봐아라~

안녕하세요? 저엉말 오랜만입니다. 설은 잘 쉬셨는지요? 오늘 알려드릴 소식은 지난 연휴 전날 열린 ‘베트멍(Vetements)’의 패션쇼 소식이에요. 늘 핫한 뉴스를 몰고다니는 베트멍. 이번 쇼도 탄성이 가득했답니다.

먼저 쇼에 초대된 사람들은 베트멍으로부터 ‘가짜 신분증‘을 하나씩 받았답니다. 운전면허증이나 다른 카드들을 모방해서 만든 이 신분증에는 게스트의 이름과 사진들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었죠. 아래 사진들은 실제로 베트멍에 초대된 사람들이 받은 인비테이션, 즉 가짜 신분증이에요. 참 섬세하게 잘 만들었죠?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쇼 장에 도착한 게스트들이 각자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고 쇼에 입장하는 일이 생기겠죠? 그런데 그 뿐이 아니었어요. 쇼에 참석한 사람들은 “Streotype”이라 쓰인 간략한 프로그램 노트를 받았어요.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은 ‘전형’이란 뜻이죠. ‘쟤 전형적인 범생이야”, “쟤 전형적인 오타쿠야” 할 때의 그 전형입니다. 쪽지에 써 있는 내용들 몇 가지만 볼께요.

STEREOTYPES(전형들)

POLICE WOMAN(여경찰): 나일론으로 된 경찰 유니폼 자켓을 울 버튼 다운 셔츠와 기능적인 카르고 팬츠위에 걸쳤음.
GYPSY(집시): 저어지로 된 트랙팬츠 위에 베이직한 티셔츠를 입고, 집업 후디를 머리두건 위로 입음. 트랙자켓은 허리 둘레에 묶음. 거기에 쇼핑백과 이어링도 함께 묶음.
MISS SAN ANTONIO(미스 샌 안토니오) : 가짜 뱀피 자켓을 꽃무늬 저어지 드레스 위에 입음. 화이트 데님자켓과 코디함.
MILANESA(밀라네사, 밀라노 여자): 무릎까지 오는 밍크 코트를 캐시미어 폴로넥이랑 스커트 위에 입음. 반짝이는 장식의 벨트로 꾸밈.

그리고 쇼가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처음 등장한 여자를 보고 이렇게 외쳤죠. “아, 저 여자가 밀라네사군” 라고요.

그렇습니다. 그의 쇼는 노트에 적힌 스테레오타입을 찾는 놀이같았어요.  하지만 또 신기한게, 비슷은 해도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았다는 게 매력인데요. 뎀나 즈바살리야(Demna Gvasalia)는 자신이 써놓은 스테레오타입에도 살짝 변화를 주어 너무 뻔한 맞추기 대회가 되는 걸 피했어요. 위에 언급한 스테레오 타입들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보죠.

이 친구가 POLICE WOMAN(여경찰). 노트에는 ‘나일론 자켓’이라 썼지만, 울 자켓을 입혔어요.
이 친구가 GYPSY(집시). 허리에 트랙자켓과 함께 두른 것은 쇼핑백이 아니라 꽃무늬 스커트였죠.
이 분이 MISS SAN ANTONIO(미스 샌안토니오). 원래 뱀피 자켓과 꽃무늬티였는데, 데님 자켓과 뱀피무늬 티로 바꾸었어요.

여기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 모델들이 패션모델이 아닌 거의 일반인이었다는 거죠. 이건 정말 생생한 거리의 느낌을 전해주었어요. 뎀나는 이번 쇼를 통해 자신들의 옷이 거리의 모든 스테레오타입에 적용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것 같았답니다.

나머지 스테레오타입도 한 번 볼까요?

PENSIONER (연금생활자)
NOMINEE(시상식 후보)
SECRETARY (비서)
MISS NO.5(샤넬풍 옷만 입는 여자)
GIAN CARLO(쟝 카를로, 이탈리아 남자)
EMOS(에모, 감정이 풍부한 사람)
CHAV(챠브. 영국의 버버리모자 쓰고 다니는 양아치들)
COUCH POTATO(소파와 감자란 뜻으로 소파에 감자칩 끼고 앉아 죽치고 tv만 보는 사람들)
BOUNCER(바운서, 나이트클럽 기도)
BRIDE(신부)

이번 베트멍의 쇼에선 놀랄 만한 콜라보는 없었어요. 하지만 이 새로운 시도로 ‘역시 베트멍’이란 감탄사를 빚어내는 덴 모자람이 없었답니다. 스트리트 패션의 정신이 ‘끝없는 도전’이라는 걸 또 한번 일깨워 준 쇼였죠.

잼나쥬?  낼 또 새로운 소식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