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ASHER”, STOP WEARING IT!

“Thrasher 티셔츠”, 입지 말라니까!

2016년 글로벌 캐주얼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상품을 하나 꼽으라면 아마 트레셔(Thrasher) 티셔츠는 빼놓지 않고 들어가야 할 거에요. 그야말로 전세계 젊은이 들이 하나씩은 입었을 옷이 바로 이 티셔츠니까요. 2015년부터 서서히 인기 몰이가 시작된 이 티셔츠는 올해 그야말로 끝장을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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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thrashe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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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asher 티를 입은 연예인들. 출처: 중고나라

원래 Thrasher는 유명한 잡지에요. 스케이트 보드 문화의 바이블이라 일컬어 지는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잡지죠.

여기사 잠깐 스트리트 패션의 지주가 되는 요즘 서브 컬쳐(subculture)에 뭐뭐가 있는지 볼까요?  첫째, 보드(board) 문화가 있어요. 스트리트의 주인공이 누구냐 할 때, 스케이트 보드 타는 친구들을 빼놓을 수 없겠죠? 그래서 스케이트 보드가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해요. Primitive, Hopps 등 스케이트 보더 전문 브랜드들이 그들의 패션 문화를 보여주죠. 얘네들은 옷만 파는거 아니고, 스케이트보드도 팔아요.Thraser는 전문 매거진인데, 자기네 로고를 넣은 티셔츠를 함께 파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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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asher 잡지. 출처: www.thrashermagazine.com

이 보드 문화는 2016년들어 서핑 문화로 자연스럽게 연계되요. 2016년에는 So Cal(쏘캘, 매우 캘리포니아적인) 트렌드가 등장하면서 패션 피플 들은 스트리트보드인가 서퍼보드인가 봉가..하며 알쏭달쏭한 패션을 보여주죠. 사실 일반인이야 큰 차이를 모르니까요.

두번째 중요한 서브컬쳐는 바로 힙합(Hiphop)이에요. 여기에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Off-White, Hood by Air 등의 전문 브랜드들이 포진해있죠. 스케이트 브랜드들이 모두 보드 제작자이면서 디자이너인 것 처럼 힙합 브랜드 디렉터들은 모두 힙합 프로듀서이면서 디자이너랍니다. 

힙합 브랜드 이야기는 다음에 써보고, 여기선 다시 보드로 돌아갈께요.

이렇게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패셔너블한 코드가 되면서 트레셔(Thrasher)에서 좀 볼멘 소리가 나와요. 왜냐면 패션이란 믹스매치해야 제맛인데, 이런 믹스매치가 진정한 스케이트보더의 영혼을 건드린 거죠.ㅋㅋㅋㅋ

올 한해 리한나(Rihanna), 져스틴 비버(Justin Bieber) 등 많은 셀렙들이 트레셔 티셔츠를 입었는데, 트레셔 에디터인 제이크 펠프스(Jake Phelps)가 못참고 한 마디를 날려요. (참 신기한게…다른 브랜드라면 고마와야 할 일 아님..?)

“나는 그 빌어먹을 광대(Fucking Clowns) 들이 트레셔 티셔츠 입는게 달갑지 않아!”

헉…장난 아니었죠…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자, 그 광대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저런 직썰을 날린 제이크는 어떻게 생겼는지 함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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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ouse of Rihanna 불쌍한 리한나. 늘 디자이너를 띄워주려 하는 친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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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스틴 비버.. 옛날처럼 예쁘진 않아 슬픈… 출처: Paper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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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이크 펠프스닷! 젊은 줄 알았지? 출처:www.slamcity.com

제이크 펠프스는 ‘니들이 보드를 알어?’란 독설을 뿜어내죠. ‘니들이 Mountain Dew 컨테스트같은데 나갈 기술같은걸 알아, 임마?  스케이트나 타! ‘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않고, ‘이 찐따(Hypebeast: 줏대없는 따라쟁이란 뜻)들아~’란 말까지 해버려요.ㅋㅋㅋㅋ

그런데 제이크의 소원이 이뤄지기라도 한 듯, 요즘 서양 패피들 사이에서 트래셔 티셔츠가 점점 시큰둥해지고 있죠. 매해 연말이면 해외에 좀 유명한 패션 블로거라면, ‘내년에 사라질 트렌드’ ‘내년에 뜰 트렌드‘ 요런 걸 자기 생각에서 정리해서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네. 바로 내년에 사라질 트렌드트레셔 티셔츠가 당첨되었네요!

W magazine의 어제 기사가 넘나 절묘한데요. 기사 제목이 이렇습니다. “Note to Fashion Crowd: Stop Wearing Thrasher Merch in 2017 : 패션 군중에게 알리노니, 2017년에는 트레셔 제품들을 그만 입도록 하라”  (관련기사는 여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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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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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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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 Magazine

트레셔를 그만 입으라는 이유는..”이거 안가진 사람 정말 하나도 없지 않니? , 패션은 이런게 아니잖아. 제발 그만 둬, 촌스럽단 말야” 이거였죠.

뭐 어쨌거나 제이크의 소원되로 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제이크의 이런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건 정말 심오한 문제에요.

우선, 제이크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서브 컬쳐는 좀 이런 면이 있어야 됩니다. 스피릿이 없으면 진짜가 아니잖아요. 그러나 비즈니스 입장에서 보자면, 이건 좀 지나친 거 였을까요?

아뇨. 제 생각엔 제이크는 잘한 겁니다. 제이크가 이 말을 안했더라도 트레셔 티셔츠는 너무 많이 풀려서 곧 사라질 유행 중 하나인 건 틀림없어요.

비즈니스 관점에서 아쉬운 것은, 그들이 왜 이런 스피릿쩌는 진품에 35불같은 저렴한 가격을 매기고 무한정 생산했는가 하는 것이죠.  만약 제이크가 저 독설을 뿜어낸 바로 다음에 ‘스케이터만을 위한 진품’을 한정 제품으로 비싸게 내놓았다면, 저는 이건 완판되었을 거라 생각해요.

패션의 수명곡선은 분명합니다. 반드시 쇠락하는 때가 있어요. 그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마케팅이겠죠. 제 생각엔 내년에도 입는 사람이 꽤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실 제이크에 관한 기사도, W 매거진의 기사도 보지 않으니까요.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