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OND ROUND OF BRICK AND MORTAR RETAIL

오프라인 유통의 제 2막


 

안녕하세요? 상쾌한 아침이에요!

전에 ODOT에서 ‘왜 온라인 공룡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 중일까’란 주제를 한번 다뤘었는데 기억하세요? (기억안나시면 여기 클릭)

알리바바가 인타임백화점을 전격인수하면서 올해는 특히 온라인들의 오프라인진출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엊그제 비슷한 기사가 또하나 떴답니다. 리얼리얼에서도 이제 오프라인 진출을 한다는군요.

리얼리얼(The RealReal)이란 사이트 아시나요? 지금은 중개거래 사이트가 보편화되어 우리나라에도 도떼기마켓 같은 게 생겼죠. 중개거래 사이트란, 중고나라처럼 팔 사람이 살 사람을 구하는 사이트에요. 중고나라는 아무것도 보증해주지 않아 요새 피해가 많다고 하죠? 사기꾼 셀러들이 돈을 받고 엉터리 제품이나 쓰레기를 보내는 일이 많다네요.

리얼리얼은 6년전에, 여기에 ‘중개보증’이란 개념을 도입했어요. 공인중개사인 셈이랄까요? 이 사이트는 명품중고를 다루는데, 진품 보증과 거래보증을 사이트가 해준답니다. 당시엔 매우 혁신적이었죠. 지금 매출 5천억이 넘어요!

이 사이트가 이제 곧 뉴욕에 매장을 낸다네요. 사실 지난해 말 뉴욕에 작은 팝업 스토어를 냈는데 대성공이었거든요.

리얼리얼은 그간 투자 받은 돈만 1억 2천 3백만 달러에 달한답니다. 지난해에는 4000만 달러의 시리즈 E투자가 이뤄져 다들 깜놀했죠. 왜 깜놀했냐면, 이 사이트 만든 나름 아주머니가 닷컴계에 거물이에요. 바로 요분.

보통 투자라고 하면 젊은 사람들이 세운 스타트업에 이뤄지는데, 이분은 나이가 꽤 있어보이죠? 하핫 5차례나 투자유치에 성공한 이분은 중개거래 사이트 구축으로 유명한 20년경력의 IT 우먼이랍니다. 사실 다른 중개거라 사이트도 그간 많이 만들었어요. 근데 뭐..흐지부지 된 것도 많고, 리얼리얼이 대표적이죠.

리얼리얼은 옷만 하다가 지난해 보석과 시계로 품목을 확장했어요. 확장한 순간 뿅~하고 4천억 하던 매출이 5천억으로 1천억이나 뛰었답니다!그러니 투자유치도 성공하고 이제 오프라인도 넘보고 있는 거죠.

최근 오프라인 유통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요. 과거의 오프라인 유통들은 지점들을 낙엽 떨어지듯 폐쇄시키고 있는 반면, 성공한 온라인들은 너도 나도 오프라인에 뛰어든다는 점이에요.

전에 맞춤몰 이야기 하면서, 인도치노(Indochino) 설명했었는데 기억나세요? (기억안나시면 여기 클릭) 인도치노도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몰을 늘려가는 추세죠. 인도치노는 지난4월말 하나를 더 추가해 현재 13개까지 매장을 늘리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칸투칸을 예로 들어볼까요?
설마 칸투칸 모르시는 분들은 안계시죠? 온라인 최적화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독특한 브랜드죠. 최근 해외에서도 유행하는 ‘투명성’을 슬로건으로 하는 브랜드구요. (보통 투명한게 아니라 정말 모오든 걸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 해외에서 알게되면 벤치마킹할 듯) 칸투칸도 최근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역시 자신들의 룰에 맞게 ‘직영점’만을 고수해요. 중간마진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죠.

하나 더 예를 들어볼까요?
중국에서 과자사이트로 유명한 싼즈송슈(三只松鼠, 세 마리 다람쥐) 아세요? 2012년 설립당시 한화로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다가, 2016년 9.181억 매출이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에요.
이 사이트에서도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세우고 있답니다.

이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오프라인 공룡들이 떠난 자리에, 인터넷 공룡들이 세우고 있는 새로우 점포의 모습은 과거의 점포와는 전혀 다른 것들이랍니다.

온라인몰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이유는 대부분 온라인시장의 포화때문이에요.
온라인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온라인이 흡수하지 않은 마지막 고객을 찾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죠. 알리바바나 리얼리얼의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데요. 인타임의 고객 중에는 타오바오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을테니 말이죠.
칸투칸이나 인도치노의 경우는 이런 추가성장 뿐아니라, 브랜드 입지를 곤고히 다지는데도 그 이유가 있다고 보여져요. 대부분 소비자들은 매장이 있는 브랜드를 제대로 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한편, 싼즈송슈는 일종의 체험을 위한 쇼룸이나 플래그십 스토어의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좀 다른 마케팅적 이유랄까요?

이 4개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온라인에서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오프라인에서는 무리하게 ‘매장확대’라는 부담없이 자사에 맞는 매장을 꼼꼼히 연구하고 열어가고 있다는 점이랍니다.

이는 명실공히 오프라인 유통의 제 2막이 펼쳐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어요. 무미건조한 프랜차이즈형 유통의 시대는 이제 사라지고 있는 거죠. 칸투칸처럼 완벽한 가성비를 보여주거나, 아니면 싼즈송슈나 리얼리얼처럼 체험의 부가가치를 전하는 매장의 시대가 돌입하고 있어요.

좀 다른 예지만 젠틀몬스터의 경우를 한번 볼까요?

젠틀몬스터 또한 “매장=매출뽑는 곳”이란 공식에서 벗어나 있어요. 매출은 전국의 ‘젠틀몬스터 취급점’에서 충분히 일어나고 있고, 이들이 여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죠. 이 방식이 옳았다는 걸 젠틀몬스터는 총체적 매출로 증명하고 있어요.

이런 시대에서 패션 오프라인 유통은 어때야 할까요?
홍대에 가나, 압구정에 가나 똑같은 인테리어와 가구 유니폼, 제품 진열을 구성하는 현재의 BI전략은 이런 시대에 유의미할까요? 아니면 회색빛 무체험의 상징일까요?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랍니다.
오늘 좀 무거웠죠?

낼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