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메이트 이야기
안녕하세요? 상쾌한 아침입니다~
지난주 불금에 저는 트래블메이트 김도균 대표님의 강의가 있다고 해서 ‘성실캠프’라는 곳에 갔었어요. 왜 그분 강의가 궁금했냐구요? 그건 트래블메이트가 제가 지금 스터디하고 있는 ‘패션과 투자’에 대한 획기적인 사례 중 하나였기 때문이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요즘 (주)어패럴뉴스와 KFF(Korea Fashion Forum) 준비에 바쁘답니다. 올해의 주제 중 하나는 ‘투자를 통한 성장‘에 대한 것이거든요. 제가 올해 KFF에서 금융과 투자를 꼭 다루어야 겠다고 결심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답니다.
첫째는 아직도 신성장 동력에 대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해서 대박을 터뜨리는” 것 하나만 생각하시는 기업들이 많은데, 글쎄요, 이 부분의 효율에 대해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 되었어요.
둘째는 ‘소유’에 집착하는 비즈니스 문화를 제고해야 할 시점이라는 건데요. 우리는 잘나가는 브랜드가 있으면 ‘인수해서 내 것’을 만든 다음 성장 전략을 펴죠. 우리자신이 ‘투자’보다는 ‘인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게 과연 시대흐름에 맞는가라는 의문이 든답니다.
세째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투자’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ODOT에서 숱하게 썼던 LVMH의 투자 포트폴리오 기억나시죠?(안나신다면 여기 클릭) 이 외에도 기업뿐 아니라 유명 디자이너들도 요즘은 투자시장에 소매를 걷어부치고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에요.
우리나라도 이미 이럼 흐름은 시작되었어요. 아시다시피 SK네트웍스를 매각한 SK도 패션사업 자체에 손을 떼려던 것은 아니어서 지금은 몇군데 유력한 패션기업 투자를 물색 중이라고 하죠?
이보다 더 먼저 있었던 인상깊은 사례는 바로 2015년 연말쯤 생긴 LX인베스트먼트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 LX인베스트먼트는 일종의 사모펀드에요. 그리고 이 펀드의 실제 주인은 바로 루이까또즈를 소유한 태진인터내셔널의 오너 일가로 알려져 있답니다. 즉, 루이까또즈 오너가 세운 펀드란 얘기에요.

그리고 이 LX인베스트먼트는 1년간 매우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펀드에요. 그리고 올 2월 바로 트래블메이트를 250억에 사들이죠. 바로 이런 사연 때문에 제가 김도균 대표의 강의를 직접 들으러 갔었던 거에요.
그래서 말입니다? 두둥~~ 드디어 만나본 김도균 대표님의 강의.
오잉? 잼나지 말입니다.
처음엔 투자 이야기를 들으러 갔었지만, 저는 다른 이야기에 더 매료되고 말았어요. 특히 여러분에게도 꼭 들려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었지 뭐에요. 그 몇 가지 이야기만 여기선 좀 해볼까 해요.
1.온라인 기업이 바라본 오프라인 유통
아시다시피 트래블메이트는 온라인에서 여행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이에요. 그리고 최근 1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도 함께 운영하고 계시죠.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다 온라인으로 진출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트래블메이트는 그 반대랄까요? 김도균대표님의 이야기는 과연 패션계의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지와 직결되기도 했어요.
김도균대표에게 드는 오프라인은 큰 매출을 가져오긴 하지만 효율 때문에 조심스럽게 운영해야 할 곳이랄까요? 현재 트래블메이트의 매출 비중은 자사몰/기타 지마켓같은 타플랫폼 입점몰 /오프라인의 비중이 4:2:4 정도 된다고 해요.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자사몰 비중이 40% 정도가 되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이 정도 운영해도 괜찮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왜냐하면 자사몰의 경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정도 였는데, 오프라인을 해보니 잘되는 매장은 20%, 안되는 매장은 40%까지도 인건비 비중이 높아졌다는 거죠. (트래블메이트 제품은 단가가 높지 않으니 감안하세요) 여기에 각종 인테리어 비용과 매장용 재고 생산 비용 등은 온라인에선 들지 않았던 비용이죠.
지난 주 저는 부산에서 칸투칸 이병철 대표님을 만나뵈었었는데요. 이대표님도 아주 똑같은 말을 하셨답니다. 오프라인에 대해서는 효율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구요.
과연 오프라인 패션기업이 가지고 있는 ‘효율’이란 시대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볼 대목이에요.
2. 트래블메이트에게 LX인베스트먼트란
김도균 대표는 투자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어찌보면 트래블메이트는 완전히 김도균 대표의 소유였고, 굳이 투자를 받지 않아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한 수익을 내는 브랜드였어요. 사스 소동 나기 전에는 연 30%씩 성장하는게 당연한 줄 아셨다고 하시더군요. 하핫.
여러분이라면 어떠셨겠어요? 과연 내가 세운 내 회사를 매각할 수 있을까요?
사실 제가 안타까운 부분은 많은 기업인들이 자신들이 잘 나갈 때에는 누가 투자한다고 해도 코웃음치다가, 돈이 부족할 때 투자할 곳이 없는지 찾아 헤맨다는 거에요. 투자자는 잘 나가는 곳에 돈을 넣는 사람이지, 돈이 아쉬운 곳에 돈을 넣는 사람이 아니랍니다.
김도균 대표님은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첫째로 자신은 좋은 투자자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구요. 그리고 예전에는 운영하기 바빠 못했던 것들, 즉 직원들 인건비와 제품 생산비를 충당하느라 회사에 미처 투자하지 못했던 다른 부분들을 해볼 여력이 생겼다고 말이죠. 즉, 그는 자기 지분을 매각했지만, 내 걸 팔았다라는 생각보다 회사에 여력이 생겼다는 부분에 의미를 두었어요. 제가 볼 땐 LX인베스트먼트 또한 김도균이란 좋은 파트너를 만난 듯 해요.
그리고 관계가 잘 진행된다면 루이까또즈 또한 좋은 동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봐요. 왜냐면 오프라인 기업은 사실 미래에 망하지 않으려면 자체적으로 온라인을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을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때론 좋은 온라인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그 인프라스트럭쳐를 보고 배우는 직접적인 동기가 마련되기도 해요.
투자의 또 다른 좋은 점은 바로 나와 다른 유기체가 가진 시스템을 직접 세밀히 들여다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아마존에서 자포스를 인수하고 나서, 자포스가 가진 로봇형 물류시스템에 머리가 확 깨서 자신들도 로봇 물류로 대체하기 시작한 사례는 유명하죠.
오늘 이야기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에요. 투자 이야기도 그렇고, 온-오프 이야기도 그렇고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답니다. 여러분은 이런 이야기에 얼마나 열려있고, 얼마나 익숙하신가요?
홍보성 발언 하나 할께요.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포럼 꼭 들으러 오세요. 1부가 제가 하는 강의에요. 이 때 패션계에 새로운 유통, 금융, 여타 리테일트렌드들 각종 비즈니스 트렌드들은 몰아서 정리할 예정이랍니다.
이번 한주는 날씨도 좋은데 열공하자구요!
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