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프림x루이비통’이 온다
요 며칠 인스타그램이 시끄러웠어요. 왜냐면…두둥두둥…스트릿의 거성 슈프림(Supreme)과 럭셜계의 거성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콜라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떠돌았거든요. 사건의 발단은 슈프림 팬 하나가 묘한 스포를 떡하니 올린 거죠. 슈프림 로고와 루이비통 로고가 혼합된 티셔츠 사진을 말입니다!
다들 이 루머가 진짠지 뻥인지 궁금해했어요. 왜냐면 슈프림은 2000년에 이미 루이비통 로고를 허락도 없이 썼다가 털린 적이 있거든요. 바로 아래와 같은 제품들을 만들었다가 고소당하고, 루이비통이 싹 없애라고 하는 바람에 치욕의 리콜을 해야 했었지요.
당시엔 슈프림은 오늘날 같은 거성이 아니었고, 루이비통은 스트릿 브랜드의 세계에 대해 무지한 상황이었어요. 아마 루이비통은 스트릿 브랜드라는 세계가, 또 슈프림이란 브랜드가 오늘날처럼 커버릴 줄은 생각도 못했을 거에요.
하지만 그 후 스트릿 패션은 명품계를 위협할 만한 존재로 성장했어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지금 이런 추세에요. 이른바 신진 열풍!. 루이비통 또한 이후 카녜 웨스트(Kanye est)와 콜라보를 해보는 등, 스트릿 문화에 대한 지식을 주욱 넓혀왔죠. LVMH 프라이즈(LVMH Prize)를 만들게 된 것도 이런 스트릿 문화를 어떻게든 흡수해야 한다는 깨달음의 결과 였으리라 짐작해요.
아무튼 이런 흑역사를 가진 두 브랜드가, 과연 다시 콜라보를 한다니까, 사람들은 또 누가 장난치는데 낚이는 거 아닌가 싶어 이를 ‘루머’라고 불렀던 거죠. 사실인지 확인될 때까진 가만있을 테다, 싶어서요.
그런데 이번엔 비통의 아트디렉터 킴 존스(Kim Jones)가 또 요런 걸 업로드 합니다. 그러더니 또 얼렁 지우더라구요. ㅋㅋㅋ 이 사람은 자기 위치를 알면 좀 이러지 말지 말입니다.
그랬다가 지금은 다시 올렸다곤 하더군요. 그런데 그 외에도 많은 스포가 올라왔어요.
네! 둘의 콜라보는 이제 목전에 와있는 사실이랍니다! Racked.com에서 확인했다네요.
루이비통은 사실 얼마전에도 Fragment Design이란 일본 스트릿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었어요. 이때도 도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었죠. 최근 루이비통의 움직임을 보면, 루이비통의 회사 전략 안에는 어떻게든 스트릿 브랜드의 유전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확실한 계획이 들어있는 듯 해요.
사실 최근 명품업계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커가는 스트릿시장에 고객을 빼앗기면서도, 이 양분된 상황을 조화시킬 묘안이 마땅하지 않으니까요. 스트릿 디자이너들을 디렉터로 불러와서 성공시킨 발렌시아가(Balenciaga)나 겐조(Kenzo)의 사례도 있지만, DKNY처럼 스트릿 디자이너를 불러웠다가 낭패를 본(이번에 떠나요) 경우도 있으니까요.
루이비통의 전략은 영리해요. 루이비통 안으로 그들을 들여오는게 아니고, 도리어 그들에게 로고를 빌려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차후로는 이런 신예들에게 따로 투자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LVMH의 영원한 라이벌, 케링은 어떨까요? 구찌(Gucci)도 사실 얼마전 굉장히 특이한 콜라보를 했어요.
미국에 자신을 ‘구찌귀신(GucciGhost)‘라 부르는 친구가 하나 있었거든요. 그래피티 아트를 하는 친군데, 처음 구찌를 산 뒤로 구찌에 미쳐 이런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다닙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이런 희안한 친구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에게 ‘그럼 너가 우리 구찌 로고 좀 그려 봐’ 한 거죠! 최근 럭셜계에 이런 틀을 깨는 콜라보는 아주 흔한 것이 되고 있어요.
구찌귀신의 작품을 몇 개 볼 께요. 미켈레가 구찌귀신의 그림에 얼마나 행복해했는지도 한번 보여드리고 싶네요. 미켈레의 함박웃음이 넘나 사랑스러워요.

KEVIN TACHMAN – JAY Z ROBERT DENIRO HARVEY KEITEL – AMFAR NY GALA FEBRUARY 10, 2016

KEVIN TACHMAN – JAY Z ROBERT DENIRO HARVEY KEITEL – AMFAR NY GALA FEBRUARY 10, 2016

럭셔리와 스트릿 패션의 연결점은 앞으로도 더 자주 생겨날 듯 해요. 그 중 루이비통과 케링(Kering, 구찌의 모그룹)은 매우 세련된 전략으로 접목점을 찾고 있죠. 저는 요즘 특히 케링이란 기업을 다시 보고 있어요. 서스테이너블 패션(Sustainable Fashion)에도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이라서요.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스트릿패션과의 멋진 접목점을 찾아서 좀 서로 윈윈할 방법이 없을까요?
조만간 그런 멋진 콜라보를 우수수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불금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