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쇼’를 넘어 ‘패션 페스티벌’로
안냐세요~
오늘은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 하나를 해보기로 해요. 여러분은 ‘패션 쇼’와 ‘패션 축제’라는 2가지가 있다면, 어디를 먼저 가보고 싶으신가요?
이 이야기를 묻는 이유는, 사실 패션에 있어서는 축제가 곧 쇼였잖아요. 패션쇼 가 곧 패션인들의 축제였으니, 다른 축제가 뭐가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 쉽죠. 사실 저도 그동안 그랬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굉장히 독특한 흐름들이 형성되고 있어요.
최근들어 패션쇼도 SEE-NOW-BUY-NOW가 되면서, 사실 정통 쇼라기 보다는 소비자들을 위한 축제가 되어 가는 중인데다, 타미힐피거 같은 경우는 이 흐름을 알아채고 스스로 축제풍의 런웨이를 열어가고 있는 중이죠. 아닌게 아니라, 이번 타미 쇼의 주제는 Coachella(인디밴드들의 음악축제)를 모티프로 한 거였구요.

그래서일까요? 유명 Coachella는 이젠 거의 패션 축제가 되어 가는 분위기입니다. 음악축제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패션행사들이 함께 열리고 있어요.
엊그제 저는 리바이스X구글의 웨어러블 자켓이 SXSW에서 공개되었다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그 때, ‘SXSW는 음악축제인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하네요~’라고 짧게 덧붙였어요.
그 SXSW(South by South West)는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음악 축제라고 해요. 저도 몰랐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윤미래가 거기서 이번에 공연한단 뉴스를 봐서, 아 그런 축제도 있네, 하고 알게 되었답니다. SXSW는 북미 3대 음악축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페스티발이에요.


이 페어는 원래, 오스틴 지역의 아티스트들을 위한 거였어요. 오스틴은 뉴욕과는 달리 예술가들에겐 외진 곳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지역 활동가들이 자신을 표현할 출구가 너무 부족하고, 그런 요구들이 모여 모여 페스티벌이 생겨난 거죠.
그래서 꼭 음악만 있는 건 아니고, 음악과 영화가 함께 하는 축제였어요. 영화 감독들도 출구는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오스틴은 실리콘밸리 대안도시라고도 불리는 도시잖아요. 그래서 여기에 Interactive라는 게임 관련 섹션이 들어가면서, 온갖 스타트업들이 몰리는 컨벤션의 장이 되었어요! 특히 2007년 SXSW에서 블로거 상을 탔던 회사는 지금 SNS 킹이 되었으니, 바로 그들이 바로 트위터랍니다.
이렇듯 SXSW는 점점 커져서 지금은 오스틴 시를 먹여살리는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죠. 어떤 분들은 이 복잡한 섹션들 때문에 SXSW를 난장판이라고도 하더군요. 하핫. 원래 난장판일 수록 재밌는 법이니깐요.
자, 여기까지가 SXSW 소개 끝이구요. 이제 패션 얘기를 해보자구요.
제가 얘를 왜 소개하냐면요. 지금 여기서 행사하고 있는 패션친구들이 하나 둘이 아니에요. 몇 명 유명한 친구들 소개할께요.
- Levi’s -이건 어제 설명드렸죠? 구글 자카드 웨어러블 자켓을 선보이고 있어요.
- Marc Jacobs– 마크는 여기서 토크쇼를 가졌어요. SXSW가 주최하는 공식행사였는데, Vogue의 디지털 디렉터 샐리 싱어와 함께, SNS에 대해 이야기했죠. 사람들이 엄청 줄섰다고 해요. 이 토크 보려고요. 마크는 자기도 인기 인스타그래머 면서, SNS에 대해 회의적으로 이야기 하더라구요…왤까..?
- Neiman Markus – 요즘 디지털 혁신에 올인 중인 니만마커스는 패션쇼를 했어요! 심지어 여기서 See-now-buy-now 시스템을 시험했지 뭐에요.
- Georgio Armani– 아르마니 이름 영화 축제에서 심심치 않게 보신 분 많죠? 네. 아르마니는 영화를 찍어요.아르마니가 후원하는 쇼트필름 보신 분 많을 거에요. 이번에도 영화 한편을 냈어요. 학생들을 후원해 만들었다더군요
여기까지는 여러분이 아실만한 패션친구들만 뽑은 거에요.
실은 이 밖에도 SXSW 공식 스케줄에는 패션 관련 스케줄이 40개가 넘어요!! 이 쯤 되면 SXSW는 이제 패션 페스티벌이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
이건 어쩌면 아주 현명한 마케팅이죠. 사람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한 공간에 몰렸다는 건 무언가를 홍보하기엔 최상의 기회란 이야기와 같으니까요. 최근 사람이 몰리면, 스타트업이 몰리고, 스타트업이 몰리면 돈이 몰린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오스틴도 그런 흐름을 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이런 행사마저도 공부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무게감에 한 30초 절망하던 저는..갑자기 반짝!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졌답니다…하하핫.
뭐냐면요. 우리도 이럴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 같이 사람들이 떼로 몰리는 페스티벌에는 패션관련 섹션을 추가할 수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죠.
그리고 코리아스타일위크와 서패위가 열리는 3월 20-30은 다른 문화계와 함께 해서, 무언가 축제같은 분위기로 서울을 페스티벌의 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제가 소비자라면, 쇼도 좋지만 축제를 갈거 같아요. 기왕 가는거, 음악도 듣고 옷도보고, 얘기도 듣는다면 금상첨화니까요.
세상이 미친 듯이 빨리 움직이고 있어요. 곧 있을 서패위. 저는 스케줄 상 못가다가 올해 처음 가요. 더 멋진 행사가 되길 기대합니다~
담주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