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미치 데님 프로젝트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트렌드는 제가 넘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트렌드에요. 꺄핫. 말하기 전부터 입이 찢어지네요. 바로 덕후 냄새 쩌는, 셀비지 데님(Selvage denim)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지난 12월 말, 한국 각 신문에는 아주 흥미로운 기사가 너도 나도 실렸죠. (관련 기사 클릭) 바로 일본의 “오노미치 청바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에요.
오노미치는 일본 서쪽, 히로시마 인근에 있는 도시랍니다. 이 프로젝트는 세토우치홀딩스라는 회사의 프로젝트인데, 프로젝트가 시작된 동기와 개요는 이러해요.
1.우리 오노미치는 세계 최고 명품 데님의 생산기지인 빈고 군에 위치한다. (사실이에요. 현재 세계최상품질의 데님은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나와요.
2.오노미치 사람들이 직접 입어 낡아지고 물이 빠진, 그들의 삶이 묻어난 ‘Real Used Jean’을 만들어 팔아보자! 2013년 프로젝트 출발!
3.동네 어부, 장인, 농부 목수등 270명에게 공짜로 생지 데님 2벌씩 제공. 그저 입어만 주세요! 아저씨들 공짜라 반가와 함.
4.“1주일에 1벌을 계속 입고, 다음주엔 저희에게 보내주세요 빨아드릴께요. 그동안 다른 한벌을 입어주세요” 이렇게 1년간 270명이 2벌의 청바지를 열심히 입고 살아줌. 자연스럽게 물빠짐
5.2014년! 완성된 540벌의 바지를 팔기 위해 오노미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판매시작
6.바지마다 스토리 꼼꼼히 기록. 이 주름은 어부가 장화를 신었다 벗었다 해서 생긴 주름이고 이 어부는 누구이고…어쩌고 저쩌고..

7.겁나 잘팔림! (원래 제공한 바지가격의 2배가격으로 팔림)
8. 2차 프로젝트 시작! 이제는 여행이다!
9. 이번엔 세계 곳곳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바지를 제공하여, 그들의 여행의 체험이 묻어나는 프로젝트 기획
10 지금 바지 입은 친구들이 여행하며 여행담을 http://www.onomichidenim.com에 올려가며 바지 만드는 중
오노미치 청바지 프로젝트를 이해하려면, ‘리얼유즈드 진’에 대한 문화를 먼저 이해해야 해요. 리얼유즈드 진 덕후들이 전세계에 꽤 많거든요. 이들은 한 장의 셀비지 진을 구입해서, 자신이 입어서 직접 페이딩(natural-fading, self-fading)시킨 진을 진정한 한 벌의 청바지라 생각하죠. 산성 약물로 처리해서 물빠져 나온 청바지는 이들에겐 의미없는 ‘가짜’에요 왜냐하면 여기엔 라이프스타일이 묻어나지 않았잖아요.
우리나라 개드립(dogdrip.net)에 올린 덕후 한 명의 글을 소개할께요. 원문이 너무나 사랑스러우니 꼭 한번 여기 클릭해서 읽어보세요. 제목이 ‘청바지의 위대한 변화’입니다. 하핫. ‘펄앤뷰티’란 분의 글이에요.
청바지의 위대한 변화 – Raw Denim Fading
워싱진을 입는 대신 생지를 왜 입는가?
가령 니가 디젤에서 프리미엄 워싱진! 기대에 부풀어 어떤 모델을 샀어.
기장과 허리사이즈를 고려해서 받았지만, 어딘가 워싱 위치가 내 체형과 안 맞는 경우가 있다면 아쉽겠지.
미리 설정된 위치에 워싱된 바지에 너의 몸을 맞추기란 힘들지.
물론 특이한 워싱패턴으로 워싱진을 살 수도 있겠지만,기본적으론 내 체형에 맞게 청바지가 변화되고 시간이 가며 페이딩이 진행되면서 나의 Life Style에 따른 워싱이 나타나게 되.
첫번째는, 처음 제품을 착용했을 당시의 착샷이야.
두번째는, 1년을 세탁없이 착용 후의 샷.
세번째는, 1년 후 첫 세탁을 하고 난 뒤의 착샷이야.
Denim의 변화 과정이 눈에 확 띄지.
내 몸에 맞게 주름이 완성되고 생지가 가진 본래의 포텐셜을 터트리는거지.
전…이런 패션피플들 보면…넘나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이런게 진정성이죠..!
이 글에서 볼 수 있듯, 청바지 덕후들이 생지데님을 사는 이유는 셀프 페이딩(self-fading)하고 싶어서에요. 뭐, 덕후가 아닌 사람들은 그냥 생지데님 자체의 복고적 느낌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참된 진을 추구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건 좀 뭘 모르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생지 데님 자차의 퀄리티에요. 과연 어떤 청바지를 마련해야 예쁘게 물빠지는가. 여기서 일본의 데님들이 어마무지한 힘을 발휘합니다. 일본은 요즘 아메카지(America와 Casual이란 단어의 일본풍 합성어) 열풍으로, 미국에선 오래 전에 사라진 셀비지진을 부활시켰어요. 셀프페이딩 진은 원칙적으로 셀비지진으로 만들어야 진짜랍니다.
셀비지데님은 생지데님과는 달라요. 사진으로 간단히 볼까요? 셀비지 데님을 뒤집으면 안의 솔기처리는 이렇게 생겼어요.
일반 생지데님은 뒤집으면 솔기처리가 이렇게 되어있죠.
쉽게 아시겠죠? 셀비지는 ‘식서’, ‘원단 가장자리’란 뜻이에요. 초창기 리바이스는 좁은 폭의 고밀도 진으로 만들어져, 바지 안에 식서선이 그대로 보였답니다. 이것이 광폭 데님을 짜기 시작하면서, 청바지의 대량생산 시대가 열리면서 이젠 사라졌었죠. 바로 일본이 그걸 부활시켜요. 대단한 일본인들..!
오노미치 데님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미래 패션의 한 단면을 보여줘요. ‘스토리가 있는 옷’이란 무엇인가,라는 것, 점차 기계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휴머니티한 패션을 보여준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시장이 마이크로화되고 있을 때, 우리가 각 시장에서 전문화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하는 다양한 부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니까요.
꼭 아셨으면 하는 트렌드에요.
낼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