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이제 포화 상태?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즐겁고 가벼운 얘기를 하겠다 했는데..음.. 아닌 듯 해요.
가벼운 건 담주부터 할께요. 왜냐면, 제가 어제 다른 조사하다 엄청난 걸 또 봐버렸거드요..!
저는 요즘 중국 시장규모 보고서 하나를 정리 중인데요. (이 보고서는 다음주에 공개할께요). 여기서 아주 독특한 수치가 있어서 파고들기 시작했답니다. 뭐냐면, “온라인 시장이 곧 포화된다는 것”에 관한 거였죠.
제가 기억하기로 전에 2007년 쯤, 이런 논쟁이 한 번 있었어요. 그 때 제가 본 기사들은 ‘온라인 시장에는 포화란 없다. 지속적인 성장 뿐이다’라고 주로 이야기했었죠.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해 중국 CIC란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수치를 보면 뭔가 이상해요. 이건 중국 의류 시장 내 유통들이 어떤 비율을 차지하는가를 보여주는데요. 2011-2015까지는 산출자료(정확한거죠), 2016-2020까지는 예측자료에요. 먼저 한번 보시겠어요?
2015년 기준으로는 현재 단독상점>백화점>쇼핑몰>온라인 수준인데, 2020년에는 쇼핑몰>백화점>온라인>단독상점이 될 것으로 내대보고 있어요.
2020년에도 온라인보다 쇼핑몰과 백화점이 앞설 거라고 보는 근거가 뭘까요? 그리고 2020년을 보면 어째서 온라인 비중이 저리 지지부진하게 성장해 있는 걸까요? 의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말이에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예상되는 유통들의 성장은 이러해요.
전 이 표를 보고 충격먹었답니다. 그동안 해마다 26.9%씩 평균 성장해온 온라인 몰의 성장률은 앞으로 모든 유통채널 중 가장 큰폭으로 둔화될 것이란 거죠. 왜 이런 수치가 전망되는 걸까요?
그런데 실은, 중국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온라인 유통의 매출 둔화가 시작되었다고 해요. 또다른 조사기관 CIW에 따르면 말이죠. 매출 둔화, 즉, 어떤 모멘텀이 없는 이상, 온라인의 포화는 2015년 이후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겁니다. 즉, 이 시장은 영원히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라는 거죠.
매킨지에서 발표한 자료는 온라인 포화란 무엇인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래 도표는 1급도시(Tier 1 city)부터 4급도시(Tier 4 city), 그리고 그 외 농촌지역(Rural)의 인터넷 보급률과, 온라인 쇼핑의 침투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에요.
위의 표에 의하면, Tier1도시, 즉, 우리가 잘 아는 북경, 상해, 심천 등등의 1급 도시의 포화율은 81%에 달해요. 즉, 할머니 할아버지 빼곤 도시인들은 이미 다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는 거죠. 3급 도시도 53%의 수치인데, 이것은 다른 의미로, 쓸만한 도시에선 추가로 온라인에 유입될 사람들이 그래서 별로 없다는 겁니다.
물론 중국의 3-4급 도시와 농촌지역이 광범하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은 추후에도 19%에 달하는 성장률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되고 있기는 해요.
위의 그래프에서 하늘색 선과 노란색 선을 봐주시겠어요? 노란색선은 온라인 침투율이고, 하늘색선은 온라인 쇼핑침투율이에요. 흥미로운 것은, 인터넷 침투보다 인터넷 쇼핑침투율이 높다는 거죠. 즉, 온라인자체보다 온라인 쇼핑이 더 지방사람들의 수요를 자극한단 이야기입니다.
이런 지표들은, 그동안 ‘앞으로는 온라인이 대세’란 판단을 내리도록 우리를 이끌어주었는데요. 지금 온라인 매출이 성장할 만치 성장해서 이제 둔화되는 시점에서는, ‘음, 생각보다 포화가 빨리 일어나겠군’이란 판단으로도 생각을 돌려야 한다는 걸 의미하죠.
그리고 여기 또하나의 변수 Z세대가 있어요. 얼마전 왓슨이 미국 유통협회와 공동으로 분석해 내어놓은 Z세대 보고서에는 아주 흥미로운 수치가 또 하나 있었죠. Z세대, 즉 밀레니얼 다음 세대인 10대 소비자이자, 몇년 뒤 글로벌한 소비주체가 될 Z세대들은, 온라인에서만 쇼핑하던 밀레니얼 세대와는 정 반대로, 오프라인 스토어, 즉, Brick-and-mortar(벽돌과 회반죽으로 지어진 실제건물) store에서 쇼핑하는 걸 즐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위의 표가 왓슨이 분석한 표인데요. 어디서 쇼핑하는 걸 즐기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온라인은 PC(위의 표에서 web browser)와 모바일(위의 표에서 app)을 모두 합쳐도 34%에 불과한 반면, 무려 67%가 스토어 쇼핑을 즐기고 있다고 했어요.
67%는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산다고 했고, 31%는 가끔 오프라인에서 산다고 했으니 무려 98%가 오프라인 친화적 존재란 이야기죠.
이런 단초들을 놓고 볼 때, 미래 유통의 구조는 그다지 온라인 일변도가 되지는 않을 공산이 커보입니다. 그렇다고 미래의 오프라인이 현재의 오프라인과 같은 모습일리는 없겠지만, 지금 우리에겐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해보여요.
오늘 올린 데이타는 아직 논쟁적이지만, 꼭 생각해봐야할 부분이에요. 온라인 시장은 영원히 성장하거나, 미래 유통의 전부를 차지하진 않을 거란 예측이 이웃 중국에서 이미 나오고 있는 걸 보면 우리도 한 걸은 더 진지하게 내딛어야 할 때입니다. 2020년의 중국이 예측하는 유통지도는 의외로 매우 고른 분포에요. 쇼핑몰, 백화점, 온라인, 단독상점 들이 비슷비슷한 구조로 차지하고 있죠. 세분화된 유통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할 거 같아요.
담주에 뵈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