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ERA OF BRIC AND MORTAR

패션 스타트업들의 오프라인 시대

안냐세요~ 감기가 4주째로 접어드는데…왜 안낫는 거죠…?? 코를 하도 풀다보니까요.. 인제 코가 헐다못해 접촉성 피부염에 걸려버렸습니다….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을 치다보니.. 한 때 부풀었던 근육 희망은 저 멀리 사라지고..난 왜 이 모양일까.. 자존감도 떨어지고 있어요…어흑…

오늘은요. 다시 서서히 열리고 있는 오프라인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올 한해, 미국에서만 8460개의 스토어가 문을 닫았잖아요? 그런데 이 와중에 오프라인을 정조준하고 발빠르게 세를 확장 중인 애들도 생겨났어요. 그 애들은 바로 온라인에서 성공한 패션스타트업들이에요.

그동안 패션스타트업들은 크게 두 부류였죠. 잘 되자마자 곧장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기 시작한 애들이 있었는가 하면, ‘우리는 그런 비효율적인 길은 가지 않아’,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던 애들도 꽤 됐었는데요. 하핫 지금은 뭐 구분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회의적으로 보이던 친구들까지 전부 합류해 오프라인을 정조준하고 있거든요. 그냥 조준도 아니고 정.조.준!  제개 왜 이런 표현을 하는지 스타트업들이 2017년에만  발표한 계획들을 몰아보면 이해가 되실 듯 해요.

  • 언터킷(UNTUCKit) : 2022년까지 매장 100개 내겠노라 지난달 발표. (언터킷은 한국에도 사례조사 많아서 ODOT에선 소개 안했어요)
  • 다니엘 웰링턴(Daniel Wellington) : 2017년부터 시작해서 매장 300개 내겠노라 지지난달 발표 (얜 너무 잘나가는 앤데 이번 주 안에 포스팅 한 번 할께요. 시계회사입니다)
  • 에버레인(Everlane): ‘난 오프라인 안해!’를 주장하던 대표적 친구였는데 바로 그저께 첫오프라인 매장을 냄
    (얜 ODOT에서 몇번 소개했었어요. 여기 여기 두 개 클릭)
  • 와비파커(Warby Parker) : 올 초 25개 매장 확장 계획 발표 (이미 50개 매장 운영) 와비파커 매장은 고객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함(얘도 한국에 사례조사 많아요. 다들 아시죠?)
  • 이미 2017년 이전부터 공격적으로 잘 하고 있는 애들 :보노보스(Bonobos), 렌트더런웨이(RentTheRunway), 리얼리얼(RealReal)

한 두 개 진출도 아니고, 지지난달부터는 100개 단위로 진출을 표방하는 애들이 늘고 있죠? 그리고 공공연하게 절대 안할 것처럼 얘기하던 에버레인도 슬그머니 오픈하는 이 시츄에이션을 ‘오프라인 정조준’이 아니면 머라고 불러야 할까나요?

오프라인 진출, 과연 옳은가? 

일각에선 이런 이커머스 기업들의 오프라인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저러다가 엄청난 비효율을 떠안게 되는게 아닐까,란 우려 때문이죠.  오프라인 베이스 브랜드들이 8460개나 문을 닫게 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에 수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있다보니 이게 전부터 되게 궁금했던 사람들이 엄청 많았을 거잖아요?  오프라인으로 가는게 맞는지 틀리는지 말이에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면요. 또 세상엔 많은 리서치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얘네들이 앞다투어 조사, 분석 이런 걸 해서 보고서를 내놓는답니다. 그리고 작년 초에 이미 이에 대한 결론을 지어주는 보고서가 나왔어요.

“너네 싸우지 마. 내가 정답을 말해줄께. 온라인만 하면 너네 오래 못간다”

라는 의미의 보고서, “Death of Pureplay(하나만 하던 플레이의 죽음)” 란 보고서가 L2에서 나왔던 거죠.  참고로 L2는요. 경쟁 브랜드들의 디지털 데이타 퍼포먼스를 분석해서 이를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이에요. 브랜드들의 디지털 사업을 아주 심플한 구조로 돕고, 컨설팅비용보다 저렴하게 받아서 유명해졌어요. 꽤 유명한데다 이 기업의 모기업이 Simon부동산이라는 유명한 부동산 기업이에요. 자기네가 개발한 몰에 입점하는 오프라인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L2가 움직이고 있는 구조랄까요?

“하나만 하면 죽는다니까”

Death of Pureplay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발췌본 다운받고 싶으신 분은 여기 클릭하셔요. 작년 초라 지금의 추세와는 다소 온도차가 있지만 볼 만 합니다. 단 발췌본은 멤버들에게 제공되는 원보고서보다 내용이 적습니다)

  • 이커머스 기업들이 기존의 오프라인과는 다른 ‘진화된’ 오프라인을 개설하는 것은 사이트의 고객확보비용을 낮추며 유기적 트래픽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 오프라인을 겸하는 브랜드의 경우 장바구니가 사이즈가 평균 107% 컸다.
  • 소비자의 2/3는 실제 물건을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을 원하며, 소비자의 1/3은 확실하게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한다.
  • 이커머스 기업들이오픈한 오프라인스토어들의 평당매출은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임대비용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데요. 실제 이커머스로 이뤄진 1달러의 매출은 77센트의 역할 밖에 못한다고 해요. 왜냐하면 값비싼 반품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기 때문인데요. 즉, 전체 매출에서 23%는 반품 배송비용 부담으로 까인단 이야기죠. 어마어마하쥬?  일단 온라인 커머스의 규모가 작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진다면, 온라인에만 의존해 배송과 반품을 진행하기 보다는 도리어 매장을 임대해 last mile fulfillment (매장에서 수취, 매장에서 반환)를 수행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겁니다.

보고서에선 아마존 풀필먼트의 아픈 실적을 그 예로 들고 있어요.

아마존의 2013-2015 배송 매출(파란색)/손실(오렌지색) 비교표인데, 늘 까먹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징동의 골칫거리

오프라인 진출한 애들, 잘 됐네..잘됐어..!

그래서 젤로 궁금한 건, 오프라인 진출한 애들이 결과적으로 잘됐는지가 궁금하시죠? ㅋㅋㅋ

물론 어느 사업이나 잘하는 애들만 잘하긴 하죠. 이커머스 기업도 런칭하면 망하는 애들은 망하고, 잘하는 애들만 잘하잖아요? 오프라인 진출도 마찬가지에요. 잘하는 애들은 어마 잘하고 있답니다. 몇개 보도된 것들을 찾아 인용해 볼께요.

  • 보노보스(Bonobos) : 평방 피트 당 매장 판매액이 평균 3,000 달러로 미국 전체 소매 업체의 6 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
    (Forbes지 2017년 6월7일자)
  • 와비파커(Warby Parker) : 2017년 11월 현재 전체 매출의 5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 중.  대단하쥬? 그 중 75%는 온라인에서 먼저 제품을 서칭 후 매장 방문 중이라고(The Atlantic지 2017년 11월 16일자)

아직 IPO를 안한 기업들은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데, 전반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낸 뒤 전체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에요. 특히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남다른 확신과 비전을 가지고 밀어붙이고 있는 회사랍니다. 이 회사의 오프라인 매장 초기 설계를 맡았던 Anthony Sperduti는 그런 말을 했어요.

“If you’re born online, you better have a really good reason to do brick-and-mortar, you better come out swinging.”
“당신이 온라인 출신이라면, 오프라인으로 진출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당신은 스스로의존재를 다이나믹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기존의 오프라인과 무엇이 다른가? 

1)판매처가 아닌 쇼룸

그런데 이 온라인to오프라인 브랜드들은 기존의 오프라인to온라인 기업들과는 아예 오프라인에 대해 생각하는 머리가 달랐어요. 이들에게 오프라인매장은 결코 ‘재고 소진의 장’이 아니랍니다. 이 곳은 판매공간이라기 보다는 ‘옴니채널형 쇼룸’이란 개념에 더 맞는는 장소에요.

실제로 보노보스의 매장은 ‘예약형 쇼룸’이에요. 실제 물건을 보고 와서 예약, 즉 온라인 구매를 진행하는 공간이구요, 렌트더런웨이의 매장 또한 실제 물건을 보고 거기서 온라인 섭스크립션(월 정액 구독)에 가입하거나, 혹은 월회원들이 이 곳에서 옷을 반납/수취하는 공간의 역할을 하죠.  엊그제 소개한 올버즈의 매장 또한 제품을 잔뜩 진열하기 보다는 쇼룸형 진열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직원이 바텐더가 되어 고객이 원하는 신발을 충실히 상담해주는 구조였구요.

쇼룸이라고 생각할 때의 인테리어는 판매공간이라고 생각할 때의 인테리어와는 사뭇 달라진답니다.

요게 지난주에 소개한 올버즈의 매장 인테리어

현재 소비자들 평판이 좋기로 유명한 와비파커 매장도 한번 볼까요?

우리나라 안경점과는 많이 다르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중요한 안경들을 모두 주인만 꺼낼 수 있는 유리장에 넣어두잖아요? 근데  와비파커는 모두 고객이 직접 꺼내 써볼 수 있는 서점형 구조에요. 이건 창업주가 ‘온라인에서 쇼핑하는 것과 똑같은 기분이 들어야 한다’라고 말한 의지를 반영한 거라고 해요.

2)팝업테스트 후 롱텀계약

한편, 올버즈 이야기 때도 잠시 언급했지만, 스타트업들의 현명함은 ‘팝업테스트 후 롱텀계약’ 이르는 단계적 전략에서도 드러나요.

이들은 주로  저비용 팝업매장으로 테스트를 한 뒤  된다 싶은 곳에만 롱텀계약을 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이 매장을 열 때 보면 처음엔 팝업스토어라고 명명했다가 나중에 플래그십스토어로 바뀐데가 많아요.

이 경우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어요. 우리나라 팝업 매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엉망진창 아이덴티티인데요. 다시말해 싸구려 매대 행사처럼 보이는 팝업매장이랄까요? 이건 팝업을 보통 1주일, 혹은 2일 단위로 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요. 이럴 경우 과연 올바른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충실히 줄 수 있는지 많은 의문이 남지요. 현재 해외스타트업들은 그렇게는 하지 않아요.  롱텀을 위한 테스트팝업이기 때문에 적어도 1달넘게 운영하고, 제대로 인테리어를 갖춘답니다.

3)one-size-fits-all store 전략 

one-size-fits-all 전략은 말 그대로 하나로 두루뭉실 전체에 적용된다는 얘긴데요. 와비파커의 전략이 특히 유명해요. 와비파커는 매장인테리어를 모듈라 시스템으로 만들었어요. 즉 집기가 A부터 E까지 있으면, 다 만들어두고 매장 크기에 따라 어떤 곳에는 A,B,C를, 어떤 곳에는 A,D를 집어넣는 시스템이죠.

그리고 남은 공간에 Local flourish(지역적 장식)의 요소를 남긴답니다. 예를 들면, 와비파커 디트로이트 매장에는 미시건주의 인기 음료인 진저에일이 배치되기도 했구요, 그 지역에서 유통되던 150년된 소다 브랜드 제품이 함께 진열된 적도 있어요. 그런가 하면 마이애미 매장에는 지역 특성을 살려 시원한 수영장 그림을 크게 그려넣어 인스타에 공유되도록 유도하기도 했죠.

왜 이런 짓을 하냐구요? 그야 ‘다이나믹한 매장’ 이고 싶으니까요. 이들은 고객경험이라는 것을 기존의 방식으로 정의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와비파커 창업자 Blumenthal은요. 대놓고 말하길 ‘매장안에 왜 자꾸 커피숍 같은 걸 만드는 거야’라고 하고 다녀요. 경험이라는 게 무언지 이 친구들만의 개념이 있달까요?

이런 흐름을 보면 하나 안타까운게 한국도 있을 건 다 있기는 한 거 같아요. 온라인 기업들의 오프라인 매장도 있구요. 팝업도 많은 편이고, 옴니채널, 경험.. 뭐 우리 다 많이 들어본 얘기니까요. 그런데 딱 없는 게 두 개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멋’하고 ‘감동’이에요.

멋있는 매장 보신 분..? 감동있는 매장 보신 분…?
왜 다들 멋빼고 다 있나 몰라요.. 왜 다들 감동빼고 다른 거(할인, 쿠폰)  주려나 몰라요..

정말이지 생각해 봐야할 문제랍니다.
잼나쥬? 낼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