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S’ AND GVASALIA

뜨는 검색어 ‘밈’과 즈바살리야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새로운 트렌드를 다뤄볼까요? 저처럼 트렌드 분석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꼭 들러보는 사이트가 있는데요. 바로 구글 트렌드(Google Trend)입니다. 들어가면 요렇게 생겼죠.

여기에는 2016년 급등검색어란 코너가 있는데요. 여길 보면, 음, 사람들이 대충 이런 것에 관심있었군, 하는 걸 알 수 있죠. 아래 그림을 보면 몇 가지 패션 용어도 보이죠?

10월엔 아마, 찢어진 청바지에 초커(Chocker) 목걸이를 하고, 베레모를 쓰고 바람막이를 입는 스타일들이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원했던 패션이었나 봐요. 11월에는 항공재킷이 새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요기에 바로 재미있는 단어 ‘인터넷 밈(Internet Meme)’이란 단어가 나오죠. 오늘은 바로 이 밈과 패션에 대해 얘기해볼까 해요.

‘인터넷 밈’이 무언가 싶어 한국 웹 등을 찾게 되면, 약간 혼란에 빠지실 수도 있어요. 왜냐면 밈을 설명하는데 디씨갤 전문용어가 난무하기 때문인데요. 그만큼이나 밈이란 단어는 인터넷족속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말이랍니다. 그런데 바로 이틀 전! 나무위키가 조금 더 업그레이 된 개념을 내놓았네요!  (궁금하신 분은 여기 클릭)

쉽게 풀자면, 어느 날 인터넷에서 확 퍼져서 너도 나도 쓰게 된 모티프랄까요?

예를 들면,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밈 중 하나는 ‘이러려고 ~가 됐다, 자괴감 들고 괴로워’란 문구를 들 수 있어요. 박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의 한 소절이었던 이 문장은 갑자기 밈이 되어 다양한 확산과 재생산의 모티프가 되어 버리죠.

패션에도 이런 비슷한 일들이 간혹 있는데요. 1999년 검거된 대탈옥수 신창원을 기억하시나요? 97년 탈옥하여,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며 숨어다니질 않나, 사회부조리를 지적하지 않나 해서 화제가 된 독특한 인물. 그러다 겨우 2년만에 그가 잡혔을 때, 그는 미소니의 쫄티를 입고 있었습니다. 바로 요거죠.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신창원이 특이하기로서니 범죄자잖아요. 근데 이 티셔츠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거에요. ‘엇, 신창워 티!’라는 효과를 등에 업고 불티나게 팔려 나간거죠. 전형적인 밈의 하나라고 볼 수있어요.

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바이럴(Viral) 마케팅이나 버즈(Buzz) 마케팅에서 노리는게 바로 이 밈을 퍼뜨리는 거죠. 과거엔 이게 성공적이었죠. ‘선영아 사랑해’로 유명했던 마이클럽 광고는 마케터가 인위적으로 밈을 퍼뜨리는데 성공한 케이스에요.

그런데 요즘 소비자들은 누가 인위적으로 이런 짓 하면..좀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너무 속아봐서 짜증나서요. 최근 밈의 조건은,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 중에 뜻밖인 것, 약간은 병맛인 것, 왜 그러는지 이해안되는 것, 재밌는 것 들이 밈이 되죠.

최근 패션에서의 다른 사례를 한번 볼께요. 2015년 인스타에서는 이른바 전세계 화장덕후들간에 희안한 밈이 발생해요. 이른바 글리터 티어(Glitter Tear), 즉 반짝이는 눈물 메이크업이죠. 보면, 약간 병맛이고, 뜻밖이고, 왜들 저러는지 모르겠고, 하면서 좀 이쁜 느낌인가 봉가 하는데, 너도 나도 따라하게 됩니다.

최근의 가장 훌륭한 마케팅은 스스로 밈을 만들려 애쓰는게 아니고, 어디 어디 요런 밈이 생기나 잘 살폈다가, 얼른 따라하는 것이에요. 바로 이 글리터 티어가 뜨자마나 그해 패션위크에서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이 메이크업을 따라하죠.

생로랑 16ss 패션쇼 메이크업에이에요
얘는 버버리(Burberry) 16SS. 정말 발빠른 친구들!

최근 이런 밈을 활용한 패션 마케팅에서 가장 독보적 존재로 떠오르는 건, 또 뎀나 즈바살리야(Demna Gvasalia)에요. 역시 뜨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봐요.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지에서는 뎀나의 상품들에 대해 ‘이게 밈이야, 마케팅이야?’란 분석으로 접근했죠. (관련 기사 클릭)

이 기사가 지적하는 건, 뎀나의 디자인은 언제나 뜻밖이고, 약간 병맛이면서, 재미있다는 거죠. 요즘 발렌시아가(Balenciaga)에서 돈백넘게 받는 슈퍼마켓 가방은 가격과 제품이 굉장한 언밸런스잖아요. 뭔가 어이없는데, 또 빅백 트렌드나 컬러풀 백 트렌드에는 잘 맞는 제품이고.. 이런 점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꾸 이 제품이 생각나게 만든다는 거죠.

뎀나가 베트멍(Vetements)에서 디자인한 DHL티도 마찬가지에요. ‘갑자기 왠 DHL?’ 이란 뜻밖의 생각과 살짝의 병맛, 재미 같은 것들이 혼합되면서 이런 제품들을 그런 고가에도 사도록 만든다고 보고 있어요.

뎀나는 이런 시대에는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듯, 스스로가 끝없이 혁신을 던져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죠.  그러나 이건 하늘이 주신 재능이잖아요.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바로 위에 버버리나 생로랑이 했듯이, 기존에 존재하는 밈들을 눈 부릅뜨고 바라보다가 우리 마케팅에 적용하는 것이겠죠.

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