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HOUSES TRANSFUSING STREET BLOOD

스트리트를 수혈 중인 럭셔리하우스들 

 

안녕하세요~

혹시 제 캐주얼 트렌드 세미나 오셨던 분들 계시다면, 이 브랜드 기억나시나요? 캐주얼웨어의 한 뿌리인 스케이트보드룩이 점점 럭셔리화 되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리면서 소개한 브랜드에요. 슈프림 수석디자이너 Luke Meier 가 나와서 차린 브랜드죠. 이름하여 ‘OAMC”.

세미나 끝나고 집에 오니, 바로 이 브랜드 디자이너 듀오가 질샌더의 새로운 디렉터로 임명되었다는 기사가 떴더군요! 원래 질샌더는 북유럽 미니멀리스트 강자 로돌포 팔리아룽가(Rodolfo Paglialunga)가 맡았었는데 말이에요.

“OAMC가 캐주얼 브랜드 중 럭셔리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던 이유는 슈프림 출신인  Luke Meier와 그의 아내 Lucie Meier의 조합이 특별했기 때문이에요. Lucie는 Dior 출신이거든요. (어떻게 둘이 결혼했을까?)

한편, 이것 뿐이 아니랍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Kering은 엄청 깜짝놀랄 파격인사를 줄지어 단행했어요. 모두 다 ‘스트리트의 피를 럭셔리로 수혈‘했다고 봐도 무방해요. 2015년에는 무려 Gucci란 후덜덜한 브랜드에 듣보잡인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영입하지 않나, Balenciaga에는 갓 데뷔한 스트리트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야를 앉히질 않나, 또 심지어 남성복 슈트 중 럭셔리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Brioni에는 인스타그램의 패셔니스타를 디렉터로 앉혔답니다. 바로 요분, 져스틴 오쉐어(Justin O’shea)에요.

이 패셔니스타는 800만 인스타 팔로우를 거느린 남자였죠. 패션위크마다 스트리트 패션에 꼭 찍히곤 하는 댄디룩의 강자였달까요?

져스틴이 브리오니로 간 것만도 놀라운데, 져스틴은 1시즌만에 스스로 브리오니를 박차고 나옵니다. 나오면서 뭐라고 했게요?

“나는 베트멍같은 스타일의 내 브랜드를 런칭하겠어!”

항간에서는 2017 춘하 때 베트멍이 브리오니와 콜라보를 하면서 져스틴이 바람이 들게 아닌가란 소문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와 그의 팬들이 예전의 그는 핫하고 멋진 사람이었는데 왜 브리오니같은 구린 브랜드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니 스타일도 구려지고 있다고 자꾸만 지적한게 큰 거 같아요.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점. 브리오니가 구린가요..? 진짜아…?

우리 생각과 달리 명품에 대한 인식은 점점 그렇게 굳어져가고 있어요.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명품은 다 구린 게 되고 있죠. 루이비통도 한 껏 구려지다가 얼마 전 슈프림과의 콜라보로 좀 핫해졌듯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옷”이란 배타성이 이제는 “어른들만 입는 옷”이란 인식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죠.

이런 이유로 요즘 명품들은 스트리트감성을 수혈하기에 바쁘답니다. 그리고 스트리트 브랜드들은 점점 럭셔리해지는가 하면, 럭셔리 브랜드들의 강자들은 나와서 베트멍같은 브랜드를 차리고 있어요. 샤넬의 아뜰리에 디렉터인 크리스텔 코셰역시 베트멍 스타일의 코셰(Koche)를 런칭했잖아요?

점점 빠르게 바뀌는 세상이에요. 너도 나도 스트리트 킹을 꿈꾸는 시대입니다. 우리의 트렌드 감각은 어디쯤 위치할까요? 한번 생각해봤음 좋겠네요.

낼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