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앤가바나, 서사시 혹은 축제
안녕하세요? 상쾌한 아침입니다.
그저께 돌체앤가바나가 쇼를 했어요. 실은 어제 쓰고 싶었습니다만..이 쇼가 좀 스터디할 게 많아 오늘 쓰게 됐어요. 근데 알고보니, 저만 그런게 아니라, 해외 에디터들도 쇼 끝나고 만 하루 지나서야 리뷰를 올리더군요. 이번 쇼가 좀 그럴만 했습니다.
이번 쇼는, 쇼의 개념을 완전히 재정의했다고 봐도 좋을 만큼 혁신적이었어요. 돌체앤가바나는 “무엇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는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디자이너들이죠. 여기에 이번 쇼는, “센세이션 뒤에 밀려오는 감동“까지 더했으니 그야말로 전략적으로 완벽했던 쇼였답니다.
우선 이번 쇼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했던 것은 바로 모델들이었어요. 짤막하고 통통한 친구들, 나이든 아줌마들 가리지 않고, All size, All age의 여성들이 총 등장했거든요. 그런데 이들은 그냥 일반인이 아니었답니다.

두두둥… 요 쬐끄만 아가씨는요. 무려 영국 왕실가의 공주, Lady Amelia Windsor에요. 돌체앤가바나의 이번 쇼에는 크게 2가지의 주제가 있었답니다. 우선 첫째는 바로 지난달 열렸던 남성 쇼의 주제가 왕자(Prince)였던 만큼, 그에 상응하는 ‘공주(Princess)’란 주제가 있었어요.
이 주제에 아멜리아만큼 딱 맞는 캐스팅은 없겠죠! 진짜 공주를 불러왔으니까요. 여기에 남성쇼와 마찬가지로, 돌체앤가바나가 현대판 공주라 생각하는 셀럽들의 2세들, 팝스타들, 인스타나 유투브 스타들을 대거 모델로 캐스팅해요.




헥헥.. 에디터들이 리뷰가 늦었던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 누가 누군지 찾으려니깐..헤고..힘들었어요..
돌체앤가바나는 공주 느낌을 살리고자, 몇가지 장치를 더 넣었어요. 우선 지난 번 남자 쇼에 등장한 ‘왕자’들이 곳곳에 등장해 공주님들을 에스코트합니다. 남자 쇼에서 쇼 내내 노래를 했던 오스틴은 이번에도 내내 노래를 부르구요, 그리고 여기에 화려한 공주풍의 액세서리를 곁들이죠.
여기까지가 바로 ‘센세이셔널 파트’였어요. 자 그럼, ‘감동의 물결’은 뭔소리인지 이제 들어가보겠습니다.
돌체앤가바나는 사실 최근들어 ‘ #DGFamily‘ 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어요. 세상에 가족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면서, 네티즌들에게 온라인으로 자신의 가족 사진을 업로드하도록 했답니다. 그리고 여기에 DOLCE & GABBANA로고를 달아 온라인 앨범을 만들고 있었죠. 바로 요런 것들요.
느낌이 뭔가..독특하죠? 그간 돌체앤가바나는 멜라니아 트럼프 따위의 여성들이 입는 브랜드..라는 미묘한 오명이 솔직히 좀 있었는데요. 지지난해부터, ‘모성’을 주제로 하는 쇼를 열거나, 기타 여러 감동 코드를 끌어오면서, 그보다는 따뜻하고 행복한 상류층의 여성을 그려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도 돌체앤가바나가 중시하는 휴머니티에 브랜드의 이미지를 접목하는, 어찌보면 놀랍도록 안 어울릴 듯하지만 의외로 감동적인 코드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쇼에서 이 #DGFamily라는 주제를 ‘공주’란 주제와 효과적으로 접목시킵니다. 어떻게 접목하냐구요? 바로 유명인들의 가족들이 대거 모델로 캐스팅되었죠.





반가운 얼굴들이 가족과 함께 등장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죠. 모델이 아닌 실제 사람의 스토리를 본다는 건 언제나 감동적인 일이니까요.
한편, 돌체앤가바나는 자신의 가족도 잊지 않았답니다. 돌체앤가바나의 가족은 누구일까요? 하핫 자신들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요렇습니다.
이 둘은..아시겠지만 한때 연인이었던 게이들이죠. 이들의 가족은 강아지와 고양이인데요. 이 가족들을 바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죠, 이번 쇼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느끼게 하는 요소가 무척 많았답니다.



이렇게 쇼가 다 끝나고, 이들이 한자리에 섰을 때, 청중들은 가슴 어딘가에서 자신의 가족을 그리며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가장 상업적인 디자이너이자, 가장 돈냄새 나는 여인들의 옷이라 불리던 돌체앤가바나지만, 이 순간그들이 전해준 건 분명하고 생생한 감동이었어요.
요즘 패션쇼들은 센세이셔널 천국이에요. 너도 나도 더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을 내어놓으며 입소문을 타려고 몸부림 치고 있죠.
돌체앤가바나는 여기에 감동이란 코드를 더해 쇼의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어요. 전 이 듀오를 아주 좋아한답니다. 자신들의 스타일에 대한 확고부동한 고객층을 가지고, 이들과 교류하는 솜씨는 정말이지 전략이라고 하기엔 인간적으로 너무나 밀착된 모습을 보여줘 왔으니까요.
멋지죠?
이제 쇼는 파리로 넘어갔습니다. 낼 또 잼난 이야기로 찾아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