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ZE FOR SUBSCRIPTION COMMERCE

‘구독모델’에 대한 열기 

안냐세요~ 한숨도 못자 피곤한 김소희입니다~
주말에 신나게 놀아서 그랬는지 감기에 걸려버렸어요!  약을 때려먹고 잤더니 위가 부어서리 밤새 배잡고 데굴거리다 자는 거 포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포기할 걸, 무려 6시간 데굴거리다 포기한 나는 바보인가 봉가..

오늘은요. 얼마 전에 언더아머가 섭스크립션 모델 시작했다고 말씀드리면서, 스포츠 섭스크립션 브랜드 패블레틱 소개했던 거 기억 나시죠? 기억 안나시면 여기 클릭. 거기다 얼마전엔 미국의 전통있는 여성복 내셔널 브랜드인 앤타일러도섭스크립션 비즈니스를 시작했어요.

이 모델은 해외에선 Subscription Commerce, 혹은 Subscription Box BM 등등을 불린답니다. 사실  구독모델은 패션에서만 붐인 건 아니에요. 레시피랑 재로를 구독형으로 보내주는 블루에이프론(Blue Apron), 질레트를 위협 중인 달러셰이브클럽(Dollar Shave Club) 등, 전반적인 생활 분야에 구독모델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란 말까지 쓰이고 있어요.

근데 과연 이 구독 모델의 실효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오늘 모아모아 한번 정리해볼까 해요.

1.들어는 봤나, 블랙삭스닷컴(Blacksocks.com)

섭스크립션 모델을 패션에 누가 처음 적용했는지….는 사실 정리된 바가 없습니다만, 제가 섭스크립션 모델을 알게 된 건 2003년 무렵, Blacksocks.com이란 사이트를 통해서였어요. 블랙삭스닷컴은 아주 심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합니다.

“아니, 남자 양말이란게 왜 디자인이고 색깔이고 조금씩 조금씩 달라가지고, 빨래해 놓으면 짝맞추기 어렵고, 한짝 없어지면 다른 한짝도 버려야 돼지? 걍 블랙 양말 1종류로 통일하면 좋잖아! ”

요런 남자스런 아이디어.

“그리고 양말이란게 어차피 몇번 신으면 구멍나는데, 정기적으로 떨어질 때쯤 좀 알아서 공급되면 좋겠어!”

또 요런 귀차니즘 오토매틱 아이디어.

남자의 마음을 아는 서비스, 블랙삭스 닷컴!

그래서 블랙삭스닷컴은 오로지 블랙양말만을, 몇 주에 몇 켤레씩 소비자가 원하는데로 자동 공급되도록 신청하는 사이트로 탄생했답니다. 무려 1999년에요. 그리고 대박을 터뜨리죠. 온세상에 혼자사는 남자들로부터 ‘와아아아아~~ ‘하는 열광을 얻어냈거든요. 지금은 언더웨어와 티셔츠로도 확대됐어요. 물론 아직도 잘 되죠. 혼자사는 남자들이 월매나 많나요. ㅋㅋㅋㅋ 구독자가 6만명이에요.

2. 밀레니얼의 섭스크리션 시대

이 섭스크립션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건 밀레니얼들이 굵직한 패션스타트업들을 바로 이 모델로 런칭시켜 성공시켰기 때문이죠. 바로 스티치픽스나 렌트더런웨이, 버치박스, 트렁크클럽  같은 애들이죠. 설마 요 아이들을 지금 처음 들으시는 건 아니시죠? 그럼 정말 큰 일이에요… 스티치픽스는 여기 여기 클릭. 렌트더런웨이는 여기 클릭. 버치박스는 여기 클릭. 트렁크클럽은 꼭 쓴 것만 같은 데 안썼네요. 나중에 소개할께요.

며칠 전 상장한 스티치픽스

이 모델들이 크게 성공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 바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이자 모든 모델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한번에 큰 돈을 쓰지 않아도 되는 분할지불의 매력이에요. 한국은 카드 할부가 일반화되어 있어 섭스크립션 서비스가 잘 먹히지 않는단 얘기가 있죠? 해외에선 할부=loan이란 인식이 강해서 우리나라처럼 일반적으로 쓰지는 않는다는 군요.

구독모델이 사랑받는 두번째 이유는 스티치픽스처럼 상품을 큐레이팅, 즉, 제안해보내주는 구독모델의 경우,  내가 생각지 못했던 것을 제안받는다는 것에 대한 두근거림이랄까요? 이게 영 엉뚱하면 화나지만, 그 제안이 너무나 탁월하고 훌륭하다면 감동스럽겠죠? 스티치픽스는 바로 요 기능을 인공지능에 맡겨 성공한 회사구요.

3. 섭스크립션 후발주자들

섭스크립션 스타트업들이 성공이 줄을 잇자, 지금은 너도나도 구독모델 비즈니스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에요. 일단 패션에서 제가 아는 것만 주르륵 나열해볼께요.

  • 페블레틱: 얼마 전 다뤘죠? 위에 링크있으니 클릭하여 보세요.
  • 언더아머 : Armourbox라는 걸 런칭했는데 스티치픽스 방식이에요. 무료로 가입, 무료로 상자를 받고, 그 안에서 원하는 것만 사고 다 무료리턴. 만약 다사면 전체 20% 할인. 인공지능이 큐레이팅해요.
  • 앤타일러:Infinite Style이란 걸 런칭했는데 월 95달러 내면 한번에 3장씩 앤타일러 옷을 빌릴 수 있어요. 큐레이팅 없이 본인이 직접 골라요.
  • 베이비갭 : Outfit Box 서비스란 이름으로 런칭했어요. 얼마전에 테스트를 끝냈는데 분기별(연4회)로 6벌씩 보내주고 70불이에요. 그 안에는 100불 어치의 옷을 넣는다고 해요. 갭은 신기한게, Outfit Box 테스트가 끝나고 본서비스 돌입하자마자 Oldnavy도 Superbox라는 섭스크립션을 시작했어요.  역시 인공지능이 큐레이팅해요.
  • 슈대즐(Shoedazzle) : 이 회사의 모회사는 페블레틱을 소유한 Techstyle Fashion Group이에요. 이 회사 특성답게 여기엔 킴 카다시안이 인볼브도어 있답니다 ㅋㅋ 한달안 39.95불을 내면 한켤레씩 보내줘요.
  • 르토트(le tote):한국엔 잘 안알려진 사이트인데요. 의류 3개랑 액세서리 2개를 한번에 렌탈하는 방식이에요. 월 49달러. 르토트는 후발주자라 과감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 옷을 원하는 기간 만큼 키핑할 수 있어요. 보통 1주일-열흘안에는 돌려주도록 되어 있는데 파격적이죠?
  • Rocksbox : 요즘 한창 뜨는 사이트에요. 얘는 쥬얼리를 렌탈하는 사이트로 한달에 19불. 한번에 3개씩 받을 수 있어요. Rocksbox도 후발주자라 파격정책이 있어요. 한번에 3개씩만 택할 수 있지만, 한달에 무제한으로 반납-신청을 반복할 수 있어요.

이렇게만 나열했는데도 엄청 많죠?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보세요. ㅋㅋ 최고의 여성패션 구독모델 32가지라는 기사랍니다. 여성복에서만 이러하니, 남성, 아동 뷰티 다 합치면 어마어마해요.

거기다 최근에는 www.mysubscriptionaddiction.com이란 사이트도 생겨났어요. 이건 섭스크립션들을 모아서 정리한 소개 및 리뷰사이트인데요. 여기 들어가보면 생각도 못한 섭스크립션들이 넘쳐나고 있답니다.

4. 섭스크립션 모델, 과연 성장가능성은? 

그런데 너도 나도 섭스크립션에 뛰어들다보니 지금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경향이 없지않아 있어요. 르토트나 Rocksbox, 언더아머의 경우, 기업의 비용이 이 서비스를 감당할만한 수준을 넘어설지 모른다는 경고도 나오구요.

2015년까지만 해도 섭스크립션에 대한 보고서들은 장밋빛 전망이었답니다. 당시 NPD그룹과 Fung Business Intelligence에서 내놓은 보고서들을 보면 아직 채 알려지지 않은 잠재력있는 커머스로 내다보고 있었죠. 그러나 2년이 채 안돼 지금 섭스크립션 시장은 포화된게 아닌가,란 의심을 얻고 있어요.

특히 지난 6월 상장한  Blue Apron의 주가가 6 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초기 공개 가격의 절반 인 약 5 달러로 내려앉고, 회사는 인력의 6 %를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우려는 커지고 있답니다.

소비자의 지갑은 무한대가 아닌데, 섭스크립션이 너도 나도 런칭된다면, 결국 그 중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러면 또 살아남기 위해 너도 나도 파격조건을 제시할 테고, 그럼 팔면 팔수록 기업은 또 점점 야위어 갈테니까요.

혹시 국내에서도 섭스크립션 모델 생각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언제나 사업을 짜실 때, 후발주자는 반드시 들어올테니 진입장벽을 어떻게 높이 칠 것인가를 고려하셨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진입장벽이 얕은 시장을 만들어놓고 레드오션을 유발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니까요. 당연히 가격을 치고 들어올 후발주자에 밀리지 않을 강점. 이게 없다면 무조건 시작하는 건 망하는 지름길이랍니다.

콧물나네요~~ 낼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