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우’, 짐프렌들리(Gym-freindly) 메이크업라인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새로운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첫번째는 코스메틱은 패션일까, 아닐까, 하는 문제랑요. 다른 하나는 ‘애슬레저형 코스메틱’에 대한 이야기에요.
먼저 첫번째 화두, 코스메틱은 패션일까요? 이 이야긴, 패션전문가들이 코스메틱트렌드를 알아야 할까요? 란 이야기와 통하죠. 제가 패션을 시작하던 시절에만 해도 이건 전혀 다른 분야였어요. ‘패션=옷’에 한정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패션과 코스메틱은 너무도 밀접한 나머지, 거의 하나가 되어가는 추세에요.
Dior, YSL, Chanel같은 유명한 코스메틱라인은 모두 패션라벨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듯, 최근 패션디자이너들은 너도 나도 코스메틱에 진출하고 있으니까요.
구찌를 나와서 톰포드(Tom Ford)가 먼저 차린 건, 옷 회사가 아니라 Tom Ford Beauty라는 메이크업회사였어요. 에스티 로더 소속이죠. 현재 Tom Ford Beauty의 매출은…놀라지 마세요. 한화 6000억을 넘어요! 2020년까지 조 단위를 넘어간다고 해요.

그런가 하면 지난 해에는 빅토리아 베컴이 타켓(target)과 에스티로더(Estee Lauder)와 모두 콜라보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에요. 스타일난다는 옷보다 화장품이 잘팔린단 얘기가 있을정도니까요. 또 H&M에서도 코스메틱이 출범했으니, 이제 패션과 코스메틱은 한지붕아래 놓였다해도 정말 과언이 아니에요.
이렇게 너도 나도 코스메틱을 외치는 요즘, 미국의 코스메틱 스타트업 Birchbox의 Arrow라인은 ‘비즈니스는 이렇게 하는 거야’란 강펀치를 동종의 코스메틱 종사자들에게 날립니다.
Birchbox는 너무 유명한 스타트업이니까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월 정기구독형으로 대박난 브랜드로 지난번 Project Runway Fashion Startup 편에선 투자자 입장으로 대표가 출연하기도 했어요.
Birchbox의 야심찬 강펀치 라인 Arrow는 “Gym-freindly“란 코드를 전면에 부각시켜요.
먼저 Gym Friendly란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짧은 비디오를 한번 볼까요? (페북에서 기사보고 계시면, 유투브 링크가 깨지거나 안뜰 수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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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rrow 라인은 정말 ‘허점’을 찔렀어요. 무슨 허점을 찔렀느냐구요?
각종 SNS에는 이른바 소비자들이 ‘운동메이크업’이란 비결을 저마다 개발해서 소개하는 비디오로 넘쳐난답니다. 사실 요즘처럼 너도 나도 운동, 운동을 외치는 애슬레저(Athleisure)시대에서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바로 요런 요런 비디오들이랄까요?
여기서 맹점은 소비자들은 이러할진대, 이상하게도 메이크업회사에선 운동 전문 메이크업을 내어놓지 않았단 거죠. 늘 하던대로 ‘물이나 땀에 강해요’같은 세부적인 요소들만 강조할 뿐, 이런 소비흐름을 정확한 마케팅 포인트로 연결하는 전략은 어이없게도 없었어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코스메틱도 마찬가지에요. 소비자들은 ‘운동전용’메이크업 제품이 없으니까, 자기들이 일일이 발품 팔아 제품을 뒤지고, 이것들을 공유하고, 누가 좋네, 누구는 땀에 지워지네, 하고 있었죠.
그 텅 빈 수요를 Birchbox는 지금 신나게 꿰차고 있습니다. Gym-friendly란 멋진 마케팅 키워드를 가지고 말이죠. 어째서 이 생각을 그 전에 미래 못했을까요?
기업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는 자신의 입장에서 마케팅 포인트를 찾는다는 거에요.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기 바쁘다 보면, 때론 소비자들이 자생적으로 형성해놓은 거대한 수요를 놓칠 때도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기존의 패션기업들이 코스메틱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어요. ‘된다는 시장이니까 나도’란 생각보다는 소비자의 수요를 선명히 읽고, 그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사이다처럼 긁어주는 제품을 제시할 때,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잼나쥬? 낼뵈요~